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북리뷰

by Fr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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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저자 : 정약용


- 책소개

초간본 발행 30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 이번 개정판에서는 아우 약횡에게 주는 편지, 기어자홍이라는 젊은 스님과 변지의라는 젊은이에게 주는 글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고, 2006년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던 '하피첩'과 아내가 보내준 치마폭에 그림과 시를 써 외동딸에게 보내준 '매조도(梅鳥圖)'가 사진과 함께 실렸다. 문장 또한 이영진 시인의 교열로 매끄럽게 다듬어져 읽는 맛을 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과 함께 더욱더 빛을 발하는 편지글들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절실한 삶의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비밀로 하는 일이 없기를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그 일을 하지 말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이 두마디 말을 늘 외우고 실천한다면 크게는 하늘을 섬길 수 있고 작게는 한 가정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온세상의 재화, 우환, 하늘을 흔들고 땅을 움직이는 일이나 한 집안을 뒤엎는 죄악은 모두가 비밀로 하는 일에서 생겨나게 마련이니 사물을 대하고 말함에 있어 그 결과를 깊이 살피도록 하여라.

p. 190



고관대작보다는 가난한 선비에게


중국의 경서 ‘예기’에서는 덕에 힘쓰는 것이 최상이요, 그 다음은 베풀고 보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온세상의 근심과 기쁨, 즐거움과 슬픔은 모두 베풀고 보답함에 따라 얻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장씨에게 베풀었는데 이씨에게 보답받고 집안에서 분노했던 일을 저자에서 화풀이하기로 하는데, 이치상 그럴 수 있다. 하늘의 도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받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로 옳은 사람들은 보답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를 베푸는 일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p. 275



봉록과 지위를 다 떨어진 신발처럼 여겨라


상관이 엄한 말로 나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이 봉록과 지위를 보전하고자 한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리가 비방을 조작하여 나를 겁주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이 봉록과 지위를 보전하고자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시의 재상이 부탁을 하여 나를 더럽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이 봉록과 지위를 보전하고자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릇 봉록과 지위를 다 떨어진 신발처럼 여기지 않는 자는 하루도 수령의 지위에 앉아 있으면 안 된다. 흉년에 백성들의 조세를 면제해줄 것을 요구하다가 상관이 들어주지 않으면 벼슬을 버리고 떠나가며, 상사가 요구한 일이 있을 때 그것을 거절했으나 알아듣지 못하면 벼슬을 버리고 떠나가며, 나의 예모에 손상이 생기면 벼슬을 버리고 떠나간다. 상관이 언제나 나를 휙 날아가버릴 새처럼 생각한다면 내가 요구하는 것을 감히 듣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나에게 무례함을 저지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정치하기가 물 흐르듯 쉬울 것이다. 하지만 만약 구슬을 품은 자가 힘센 사람을 만난 것처럼 조마조마하고 부들부들 떨며 오로지 구슬을 빼앗길까 두려워한다면, 역시 그 지위를 보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p. 297




- 감상평

낯선 땅에 혼자 남겨진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 끊어지지 않았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도 가족을 걱정하고, 제자를 생각하며 매일 편지를 썼다. 그 편지에는 외로움보다 사랑이, 체념보다 다짐이 더 많이 담겨 있다.


그는 자식에게 바른 마음을 가르치고, 제자에게 학문의 길을 잊지 말라 했다. 스스로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글을 놓지 않았다. 절망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쓴다는 것은 얼마나 단단한 마음일까.


편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느껴진다. 그는 유배지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가족 곁에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닿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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