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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Dec 03. 2021

일기

북리뷰



#밑줄을긋다

- 책소개

작가 황정은의 첫번째 에세이집. 책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생활 속에도 피어나는 정원의 꽃들, 어린 조카가 그리고 간 낙서의 비밀을 탐구하는 작가의 모습 등 일상에서 길어 올린 에피소드부터 아동학대 사망사건, 목포항에서 본 세월호 등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두터운 상념까지 황정은의 마음 속 지도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그러나 제도란 요구가 없는 상태에서 저절로 마련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의 구조에 그걸 내놓으라고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 매번 미안하다는 손글씨 릴레이를 반복할 수는 없다. 몇년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아는 바와 같이, 미안하다는 말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p. 61


사람들은 온갖 것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기억은 망각과 연결되어 있지만 누군가가 잊은 기억은 차마 그것을 잊지 못한 누군가의 기억으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화석이다. 뼈들은 역사라는 지층에 사로잡혀 드러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퇴적되는 것들의 무게에 눌려 삭아버릴 테지만 기억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기억하고, 기억은 그 자리에 돌아온다. 

기억으로, 질문으로.

p. 76


어른이 된다는 건 무언가에 과정이 있다는 걸 알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늘어간다. 용서하지 못할 사람과 차마 용서를 청하지 못할 사람이 늘어가는 일이기도 한데 그건 내가 살아있어서, 그리고 나는 그게 괜찮다.

p. 164




- 감상평

일기라는 제목의 에세이집. 일기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가볍고 소소한 일상을 그린듯 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작가는 본인의 생각을 솔직히 써 내려 갔다.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까지도. 작가는 폭넓으면서도 깊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저 생각만 했을 뿐 어떤 행동을 했었던가.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한 번쯤은 목포항을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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