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라도 써야 마음 편히 잠을 이룰 것 같은 새벽이다.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육아의 소용돌이에서 겨우 빠져나와 자정이 되어서야 제 때 다듬지 못해 제멋대로인 손톱을 깎고 보니 어느덧 새벽 한 시가 되어있다. 우수 형제가 모두 잠든 고요함 속에 남편에게 물었다. 만약 다음 생에도 태어난다면 다시 결혼하겠느냐고. 남편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응. 지금보다 더 빨리 결혼할 거야. 남편은 내게 되묻지도 않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대답했다. 나는 안 할 거야. 그제야 남편이 왜냐고 묻는다. 이번 생에는 해봤으니깐 다음 생에는 안 해볼래.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면 다음에도 같은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오늘 하루가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다음 생에도 고락의 윤회는 되풀이되겠지만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의 생기는 다른 인생이 더 궁금한 오늘은 그래, 오늘은 조금 많이 힘이 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