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사랑

by 온기

임신과 육아를 하면서 가고 싶었던 대학원을 포기했고 다리가 저리며 구부정한 자세로 인하여 키마저 줄었다. 몸과 마음을 믹서기로 휘휘 갈아서 희생하고만 있다고 생각했다. 내 생애 가장 넘치는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섣부른 판단이었다.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기어 오는 그 모습이, 눈만 마주치면 웃어 보이는 그 모습이, 엄-마를 부르며 무릎이 불룩 튀어나온 파자마 위에 얼굴을 비벼대는 그 모습이, 잠들기 전 작디작은 손으로 내 얼굴을 더듬듯이 확인하는 그 모습이, 나는 미치도록 사랑받고 있었다.


바라던 삶은 잠시 내려놓게 되었지만 누가 이렇게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었던가.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드디어 여유로운 심호흡을 할 수 있게 된 늦은 밤, 화장대에 비친 헝클어진 머리와 푸석해진 한 여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엄마가 떠올라 눈 주변이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