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크M에서 블록체인을 주로 취재하고 있는 문정은 기자입니다. '비트코인'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죠? 2017년 연말 무렵 비트코인 광풍이 불어닥치자 주변 지인들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비트코인 지금 사도 돼?" 저에게 물어본 이유는 단 하나죠. 블록체인을 전문으로 취재하니 아무래도 관련 정보가 많을 것이란 기대감에서입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제 대답은 같습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이고,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지 떨어진 지 전 모릅니다. 블록체인을 전문으로 취재한다고 해서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전망을 맞출 수 있다면 제 월급을 몽땅 암호화폐에 갖다 바쳤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광풍이 한풀 꺾이자 선릉역과 역삼역 인근 카페에서 한 자리 건너 한 자리에서 들리던 암호화폐 얘기도 '확' 줄어들었습니다. 기자는 업무 특성상 취재원들과 티타임을 자주 갖다 보니 카페에서 일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기자하면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카페에서 일하는 점이라는 얘기도 있죠.
비트코인의 빈자리를 이제는 '마스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강남역-역삼역-선릉역으로 이어지는 테헤란로 벨트에 놓인 카페를 가면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마스크 관련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구하고자 하는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마스크는 '금스크'로 불립니다. 한탕주의가 만연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마스크로 시선을 돌린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한 블록체인 단체 협회장이 마스크를 공동판매하려고 투자금을 모집했다가 절반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협회장은 2억6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모아 이 중 절반을 계약금으로 업체에 송금했는데 업체 사정으로 인해 약속한 물량을 제 때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물품 공급과 일부 금액의 환불로 총 지급대금의 45% 정도를 회복하게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뒤늦게서야 계약 관계를 확인해 보니 납품업체와 생산공장 사이에 브로커가 껴 있어서 최종적으로 지급된 대금이 공장으로 입금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 문제가 당사자들 간에 원만하게 해결될지 아니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늘 위기와 기회가 공존합니다. 하지만 이 때다 싶어 기회를 좇으면 자칫 '기회주의자'로 비춰질 수 있죠. 블록체인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협회장이 한 우물을 파지 않고 딴 눈을 판 건 사뭇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위기일수록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는 블록체인 업계에 희소식이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과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보다 깊이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본질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외쳐봅니다.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