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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Feb 23. 2021

"아침에 주문하니, 밤에 와버렸네"

쿠팡과 맞붙는 이커머스의 자세

사진 = 쿠팡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 쿠팡이 미국 증시 입성을 목전에 둔 가운데,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배송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50조원의 기업가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쿠팡이 강력한 물량공세에 나서기 전에,경쟁사들도 자체 인프라로 물류체계를 갖춰 배송 속도에서 더는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오늘 도착' 준비하는 네이버-CJ...로켓보다 더 빠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지분제휴를 통해 한가족이 된 CJ대한통운과 손 잡고 '오늘 도착' 등 빠른배송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객이 오전 10시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 등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당일 오후에 발송해주는 것으로 쿠팡의 익일배송보다 하루 가량 더 빠른 것이다.


더불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지정일 배송'을 비롯 신규 배송 서비스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월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관련, 지난해 4월 브랜드스토어를 오픈한 LG생활건강에 이어 12월 기준 8개사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빠른 배송 뿐만 아니라 친환경을 비롯, 다양한 배송 형태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에선 CJ대한통운이 곤지암 허브터미널을 통해 갖춰놓은 지상 2~4층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약 3.5만평)에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사들이 대거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주를 이루는 브랜드스토어 판매자들도 2~3일 소요됐던 배송시간을 24시간 내외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업계에선 네이버-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사업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는 마켓플레이스에 결제와 풀필먼트, 배송 등의 솔루션을 모두 담은 플랫폼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계기로 일본 물품 수입 및 국내 상품의 일본 수출 또한 e-풀필먼트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과 손을 잡고 이커머스 확장에 나선 11번가 또한 지난 22일, 물류 IT 플랫폼 스타트업 바로고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바로고는 국내 이륜 배달대행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선도업체로 전국 1000여개의 허브(지사), 5만4000여명의 등록 라이더, 10만여명의 등록 상점주와 함께하고 있다. 바로고의 지난해 거래액은 2조9165억원으로 1년새 166% 급증했다.


11번가는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바로고의 탄탄한 근거리 물류망과 도심 거점 물류 등 신사업 경쟁력에 기반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배송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 CJ대한통운

스피드가 미덕...이커머스 경쟁력은 결국 '배송 차별화'


증권가에선 이커머스 기업들의 배송 속도경쟁에 대해 "소비자의 구매 요인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배송이 유일한 생존 키워드"라고 입을 모은다. 가격과 브랜드, 상품 경쟁력 등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데다, 플랫폼 락인 경쟁이 극대화되면서 포인트 적립과 콘텐츠 등 부가 서비스 또한 더이상 미끼수단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풀필먼트 기반의 차별화 배송 서비스는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의 충성도 (구매빈도, 전환)를 개선시킬 수 있고 더나아가 원활한 물류 서비스와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바탕으로 판매자 확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성장한 쿠팡이 직매입 대신 오픈마켓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효과가 반영된 행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풀필먼트는 플랫폼의 기능을 극대화하며 거래금액 성장과 매출 상승 (매출인식률 상승)에도 크게 기여한다"면서 "이제는 수수료 고민에 앞서 쿠팡에 입점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 1위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D+2일 배송에 이어 최근 당일배송까지 내놓으며 미국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중국 징동닷컴와 알리바바는 중국 내 택배사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본의 야후재팬 또한 현지 물류업체 야마토와 손을 잡고 풀필먼트 구축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동시다발적인 풀필먼트 투자 확대의 이유는 '풀필먼트'가 콘텐츠, 가격 등의 요인보다 확실한 이커머스 플랫폼의 차별화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며 "배송 경쟁력은 신규 사용자의 확보 비용뿐만 아니라 기존 사용자의 반복 구매를 높이는 요소로, 이커머스 판매자는 번거로운 물류 작업에서 빠져나와 본업 (기획, 제조,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외형 확대도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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