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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06. 2020

우리가 언론사가 아닌 미디어 스타트업을 고집하는 이유

IT 전문매체 테크M의 스타트업 생존기①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13년 차 방송인입니다. 테크M이라는 미디어 스타트업에 합류한 지는 이제 2달. 회사가 MTN(머니투데이방송)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신설된 뉴미디어팀을 이끌고 있는 '템누나'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께 저희 테크M을 소개하기 위한 첫 글로 어떤 것부터 보여드릴까 하다가 고른 오늘의 주제는 '테크M이 언론사가 아닌 미디어 스타트업을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아나운서..그 자리를 대체한 게 유튜버라고?"


테크M에 합류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작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구독자가 어느 정도 늘어가고 있는 찰나, 한 기관에서 섭외 연락을 받고 촬영장에 갔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5년 전 섭외 연락이 왔을 때만 해도 섭외 목록에 빼곡해야 할 ㅇㅇㅇ 아나운서라는 이름 대신 ㅇㅇㅇ 유튜버라는 이름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이름 뒤에도 '아나운서'라는 말에 앞서 경제 전문 유튜버라는 이름이 붙어있었고요.


미디어 산업을 경험한 지난 13년은 '격동의 시기'였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 케이블 경제채널에서 생방송으로 언론계에 발을 들였는데요. 그 시절(?)만 해도 '유튜브'라는 걸 보는 사람은 주위에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유튜버'라는 이름조차 없었던 땝니다. 저 조차 제 방송을 다시 보기 위해 DMB로 녹화 버튼을 누르고 들어갔으니 말이죠. (지금은 뉴스전문채널의 경우 대부분 유튜브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병행하고 있죠) 케이블TV에서만 활동을 이어가던 어느 날, 당시 같은 채널에 출연하던 앵커 선배와 처음 아프리카TV에서 1인 미디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경제 뉴스만 전하던 제가, 화장품을 소개하고, 아시안컵, EPL을 중계하고, 통일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던 그즈음부터 아마 1인 미디어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저도 그때부터 운영 중인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채널이 꽤 있는데 이건 차차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TV에 소수의 언론인, 전문가들만 출연하던 그때와 달리 지금 방송 생태계에는 방송인뿐 아니라 전문 유튜버들 역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SBS에 파워 유튜버 '슈카월드'가 출연하기도 하고요. 게임으로 유명한 '대도서관'은 유튜브에서 거꾸로 지상파로 진출했습니다. TV 앞에 모여 앉던 사람들이 이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골라봅니다. 더 어린 세대로 내려가면 요즘은 아예 검색을 '유튜브'로 한다더군요. 키즈 채널이 MBC보다 더 많은 매출을 냈다는 뉴스를 아마 여러분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방송 생태가 완전히 변했다는 걸 현업에 있다 보니 더욱 더 실감하게 됩니다.


방송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좀 더 큰 범주에서 '언론'의 위치와 의미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언론이란 것의 정의가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면 이제는 '기자,PD' 등 소위 언론고시를 통과한 후 언론사에 입사한 사람만이 언론인이라 하기에는 너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1인 미디어가 되어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심지어 팔로워도 많습니다. 'ㅇㅇ일보'라는 회사 타이틀 뒤에 있는 수많은 기자들보다 더 유명하고 더 전문적인 분들도 많음을 부인하기가 힘듭니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노출하던 사람들이 이제 본인의 채널로 대중과 소통합니다. 그러는 사이 기자는 '기레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물론 유능한 기자도 여전히 많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세상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안정적인 회사 버리고 고생길을 자처한 이유"


저희 멤버 대부분은 명함 내밀 때 뿌듯한 안정적인 언론사에서 '고생을 자처'하며 테크M에 합류했습니다. 사실 저야 다양한 방송과 회사를 경험하며 일찍부터 이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지만요. 처음 테크M 가족들을 봤을 땐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지만 기존 언론사라고 가만있는 건 아니고 그 안에서 변화를 꾀해볼 수 있을텐데...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알을 깨고 나왔을까?'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독자도 많고 이미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 매체에서 일하면 일할 맛이 더 나는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무엇보다 마음 속에도 존재하는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은 떨쳐버리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의문이 나는 일이었습니다. 대놓고 물어보기도 좀 그런 질문입니다. "도대체 왜 테크M을 선택한 겁니까?"


다 생각이 있겠지. 그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편집장이 인턴 기자 면접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기자가 회사 이름 뒤에 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기자 자신이 인플루언서가 되고 스타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그런 경쟁력을 갖춘 언론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요. 성향도 다르고 개성도 각자 다른 사람들이 모인 테크M이지만 저희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인 듯 합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안주해서 서서히 익어가는 개구리가 되길 거부했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저희는 '기자'이기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려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흘러가는 뉴스보다는 오래 두고 공유될만한 뉴스를, 틀에 갇힌 뉴스보다는 우리의 생각을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뉴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테크M이라는 든든한 둥지 속에서 테크M과 함께 구성원 각각도 최고가 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아니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려고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각 잡고 나오는 아나운서 시절을 잊고 편안하게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고 있고요^^   




"콘텐츠...기본에서 해답을 찾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미 기성 언론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요. 아뇨. 세상이 변화하고 언론이 경쟁해야 할 곳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밥 먹고 기사만 써온, 밥 먹고 방송만 해온, 한 마디로 이 일이 좋아 이 일에 미쳐서 살아온 우리들의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경쟁력을 최고로 만들기 위한 해답은 '콘텐츠'라는  그 기본에 있을 겁니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무궁무진할 겁니다.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주제가 바로 '콘텐츠'일테니까요. 넷플릭스가 거대 콘텐츠 사업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남의 것을 빌려와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바로 그 실험정신에 있었습니다. 테크M은 단순 언론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넷플릭스가 그랬듯, 그 어느 것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가치를 만들기 위한 실험정신은 이미 충만합니다. 정해진 틀도, 양식도 아직은 없습니다. "이거 한 번 해볼까?" 하면 바로 카메라를 꺼내 들고 촬영에 나서고 "이거 한 번 써볼까?" 하면 바로 노트북 앞에 앉아보기도 합니다. 여러 면에서 파격적인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어떤 것들이 있는지는 차차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미디어 생태계에서 테크M 가족들의 실험은 성공할까요 실패할까요. 테크M에는 두 개의 서브 브랜드가 있습니다. 테크B(blockchain)와 테크G(game)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저희의 실이 성공한다면 아마 A부터 Z까지 모든 게 생겨날 것(이라고 저희 대표 헨리가 말씀하셨습니다ㅎㅎ)입니다. 그 여정에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전해드릴 미디어 스타트업의 고군분투기 많은 성원 부탁드리며 첫 글을 마칩니다.


테크M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s://www.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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