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 흔들까?" 이베이 인수전에 등장한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국내 3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분류되는 이베이코리아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한 가운데 카카오가 인수 후보군으로 깜짝 등장,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커머스 분야의 '퀀텀점프'를 꾀하는 동시에 네이버-쿠팡 양강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성사 시, 시너지는 상당할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과 보유 자사주를 다 더해도 5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공격적인 M&A 전략은 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네이버-쿠팡 양강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탐이 나지만 올인하기에는 뭔가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카카오의 깜짝 등장...이커머스 삼국지 시대 임박?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신세계와 MBK파트너스, 칼라일, KKR 외에도 카카오가 새로운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추정 몸값이 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사모펀드 3곳 외 전략적투자자 2개 기업이 참전한 것.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베이 영국법인인 이베이KTA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이베이KTA의 지분 전량은 미국 이베이가 갖고 있다.
그간 카카오는 대규모 오픈마켓 전략 대신, 틈새시장과 고급화에 주력하며 네이버-쿠팡과 정면 대결을 피해왔다. 직접 대결에 나설 경우,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경쟁사 대부분 플랫폼 락인이 공고해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당장 예상되는 시너지는 상당할 전망이다. 먼저 연간 거래액은 25조원 규모로 단숨에 쿠팡을 넘어설 수 있다. 거래액 측면에선 네이버와도 맞먹는 수준이다. 네이버-쿠팡 양강구도를 당장 무너뜨릴 수 있는 것. 이베이코리아의 구독서비스인 스마일클럽의 충성도가 상당해, 카카오 플랫폼 전반의 락인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커머스를 바탕으로 플랫폼 효과를 키우고 있는 네이버에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 커머스 시장 자체의 벨류에이션이 올라가고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실제 쿠팡은 내수 사업자임에도 미국시장에서 50조원에 달하는 벨류에이션을 입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플랫폼 우위 활용한 폭발적인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카카오톡이라는 압도적 플랫폼 우위 측면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네이버 및 쿠팡에게 있어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 이베이코리아이베이는 내수사업자...여력은 되지만, 올인은 '글쎄'
역시 M&A의 관건은 돈이다. 과거 카카오는 2조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투입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공시대를 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그간 수차례 '빅딜'을 통해 카카오 플랫폼을 키워왔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가 로엔 대비 훨씬 덩치가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기준,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3조원 규모로, 자사주는 3% 수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더한 가용 가능 자금은 약 5조원 수준. 이외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충분히 해볼만한 딜이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가시화되고, 커머스를 탑재한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더욱 상승한다면 예상보다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올해 글로벌 시장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카카오 입장에선 내수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에 '올인'할 경우, 남은 카드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인수 이후 지분스왑을 활용한 전략적 제휴나 자사주 재원의 M&A는 당분간 힘들어질 것"이라며 "결국 경영진의 사업부문별 우선 순위 결정에 따라 딜의 진행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