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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02. 2021

사랑의 불시착과 기후행동

[탄소중립과 혁신] (8)

송재령 국가기후환경회의 선임연구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국내 성공에 힘입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방영됐다. 심지어 일본 친구로부터 '최고의 한국 드라마'란 이야기도 들었다. 이런 말을 듣고 보니 대단하단 생각도 든다. 극중 윤세리, 리정혁, 서단, 구승준 등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관계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들 관계는 때론 환희, 때론 좌절 등 온갖 감정과 사건들이 교차한다. 복잡하고 예기치 못한 사랑 관계도도 그려진다. 우리에게 사랑은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불가능하다. 다양한 감정들과 표현들이 함축된 단어이기에 그럴 만하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 사진 = tvN


우리에게 '기후변화'도 그런 사랑과 같다.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해 수십 권의 책을 읽어야 할 때도 있다. 뭔가 알기 위해 매일 같이 뉴스를 뒤적여도 감을 잡기는커녕 더 복잡해지기 일쑤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사회적 논쟁도 사랑처럼 극적인 만남과 '밀당(밀고 당기기)' 등 많은 갈등 요소를 포함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재앙이 몰아닥칠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불확실하기만 하다. 웃긴 이야기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인간의 불시착'이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는 늘 불확실한 세상에 대한 걱정과 불안 속에 살아간다.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은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 여기서 과학기술은 '문제 해결자'로 기능한다. 그러나 아무리 발전된 과학과 기술이라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학적 증명과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는 '세계기후회의(1972)', '리우환경회의(1992)', '교토의정서(2005)'와 '파리협정(2015)' 등 국제적 총의를 모으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으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의 결과이고, 지구 온도를 1.5℃ 이하로 낮출 것을 강권했다. 또 파리협정의 6가지 원칙 중 '기술' 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연구개발(R&D)과 국제적인 기술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 체제는 국제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야기시켰다. 이제는 선진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약속·제안을 했다. ▲저탄소 경제로의 조기 전환 ▲GCF 공여액 2배 ▲P4G 정상회의 개최 ▲UN 세계 푸른하늘의 날을 제정이 그것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한국형 뉴딜(그린뉴딜)', '탄소중립 2050',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 등을 이행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오는 5월 'P4G 정상회의'가 서울서 개최된다.


기후변화 패러독스 :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통섭의 시대


우리 사회에서 기후변화 및 저탄소 녹색성장에 관한 것은 아직도 하향식(top-down) 접근 혹은 산업적 영향에 관한 논의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우리 시민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민의를 모으는 공론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가 설계하고 이행을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지역에서 기후행동 실천이 이뤄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민간에서 개발된 혁신적인 사례가 국가적 사례로 발전될 수 있는 경로를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

/ 사진 =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2050년 국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목표다. 시민, 지역, 민간, 산업, 학계, 연구계,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상호 보완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기후변화에 관한 시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이유다. 오는 5월 P4G 서울 정상회의와 9월 'UN 세계 푸른 하늘의 날'에 기후행동을 위한 시민 소통과 협력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제 기후변화에 '정시착' 해보자.


<Who is...> 송재령 국가기후환경회의 선임연구원



송재령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포함하는 주제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수준의 정책을 제안하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국제협력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국제과학기술국 및 녹색기술센터에서 국제적 수준에서의 기후변화 대응 R&D 및 혁신 협력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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