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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19. 2021

꼰대 없는 카카오페이...금융혁신 힘 됐다

[템터뷰]

카카오페이 FE개발 2팀장을 맡고 있는 벤(오른쪽부터)과 클로이, 에릭 / 사진 = 카카오페이


"정확히 나이를 몰라요, 혹시 20대는 아니시죠?"


쟁쟁한 금융사를 모두 제치고 국내 1위 핀테크 서비스로 발돋움한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서로 나이를 모른다. 입사할 때부터 영어이름을 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 서로의 한글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나이를 모르는데다, 영어이름으로 부르니 자연스레 위계서열은 사라진다. 


이같은 일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잘 나가는 회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직접 카카오페이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공부하는데 눈치를 왜 봐? 'MZ 문화' 자리잡은 카카오페이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만난 개발자들은 같은 프론트엔드(FE) 개발 소속이면서도 서로의 나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단지 카카오페이의 사내 온라인 공부방인 '익혀서 남주는 모임'의 멤버일 뿐이다. 


모두가 퇴근 후 저마다 '워라벨(업무와 삶의 균형) 살리기'에 여념이 없을 때, 카카오페이 FE 소속 직원들은 서로 모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온라인 공부방'으로 모인다. 나이 지긋한 부장님이나 임원진의 명령도 아니다. 모두 젊은 'MZ 세대' 개발자들이 자청한 일이다. 


처음 공부방을 만든 사람은 30대 개발자 에릭(박병현, Front End 개발1팀, 주식파티)이었다. 배움이 고팠던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공부방을 만들었다. 퇴근 후에도 개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단지성을 모은 것. 퇴근 후 공부하자는 말이 싫을 법도 한데, 약 20여명에 이르는 카카오페이 FE 개발자 대부분 에릭의 이같은 외침에 응했다. 그리고 이같은 제안이 가능했던 것은 뿌리 깊게 베인 수평적 문화 덕이었다. 

사진 = 카카오페이


에릭은 "카카오페이는 연차나 직급보다 실무적인 부분이 더 의사소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카카오페이에선 위계질서나 꼰대문화 대신, 서로가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크게 작용한다"면서 "영어이름을 사용하기에 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에선 남의 시선보다 자기성장 욕구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것. 


실제 에릭과 함께 공부방에 참여한 벤(이영빈 팀장, 개발2팀/클라이언트개발 TF)은 세대는 다르지만, 젊은 개발자의 패기에 선뜻 응했다. 벤은 "저의 전 직장은 굉장히 수직적 문화를 갖고 있었다."면서 "나이보다 기수로 모시고, 새로운 사람도 기수로 물어보는 환경이었지만 카카오페이는 모두가 영어이름을 쓰고, 연차 등에 신경 쓰지 않고,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동일한 목적으로 함께 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런 문화가 카카오페이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같이 만들어가기 위한 좋은 문화이고 맞는 문화인 것 같다"면서 "이전 직장은 개발자, 아래 실무자의 의견 보다는 지나가는 임원 말 한마디가 더 중요했다면 카카오페이는 다수에 많은 분들이 동의 하에 의견이 이뤄지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간다"고 강조했다. 

사진 = 카카오페이



실패해도 손가락질하지 않는 곳, 바로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다른 전통 대기업과 달리 연차 무관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기로 유명하다. 아지트라는 별도의 소셜 공간 외에도 타운홀 미팅 형식인 '캔미팅'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해온 것도 특징. '익혀서 남주는 모임' 등 사내 동아리 모임도 활발하다. 공채와 경력 간의 보이지 않은 장벽, 기수 다툼 등 불필요한 갈등도 없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회사 조직문화의 자랑으로 '실패해도 손가락질 하지 않는 문화'를 강조한다. 에릭은 "성공과 실패를 공유하고 같이 성장하는 주도적 문화가 카카오페이 조직문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패해도 주눅들지 않는 문화가 밑바탕에 있으니 직원들이 대부분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내 할 일만 하고 무신경한 분들이라면 아무리 좋은 모임이라도 지속이 어려웠을 텐데, 그런 분들이 아니어서 공부방 '익혀서 남주는 모임'이 더 활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부방의 열혈회원인 클로이(김윤선, FE 개발1팀 ) 또한 지난해 경력 공채로 카카오페이에 합류한 이후, 펀드/P2P 등 투자서비스 FE 개발 과정에서 수평적 문화의 힘을 체감했다. 클로이는 "이전 회사에서도 신기술 사용을 해왔지만, 기존의 했던 일보다 여기에서 한단계 더 빌드 업(build-up) 했다고 느낀다"면서 "카카오페이의 동료들이 기술적인 것에 대한 관심도 높고 '어느정도 성장을 했다' 싶을 정도로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과감하고 빠른 실행은 시장을 이끄는 우리의 원동력"이라며 "모두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문제를 찾고,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며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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