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크M Apr 20. 2021

기후행동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탄소중립과 혁신] (13)

송재령 국가기후환경회의 선임연구원



요즘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 인기다. 이 책의 저자인 빌 게이츠는 기후 혁신 솔루션을 제안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위험을 넘어 재앙이 됐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미 30년 전 기후재앙을 과학적으로 예견한 사람이 있다. 바로 대기과학계의 석학인 리처드 앤디스(Richard Anthes)다. 그는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재앙을 ▲인구의 과잉 ▲지속 불가능한 경제 발전 ▲기아와 빈곤 ▲환경 파괴 등 4가지로 꼽는다.


인구 과잉은 1900년대를 기점으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나타났다. 불가피하게 에너지 소비의 현저한 증가와 자원 고갈이 예상됐다. 지속 불가능한 경제 발전은 이미 1972년 로마클럽의 1차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제기된 것이다. 기아와 빈곤으로 당시 약 11억의 인구가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 예컨대, 여섯 사람 중 한 사람이 굶주림과 가난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환경 파괴는 인위적인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다. 지금도 태풍, 쓰나미 등 기후·환경의 전례 없는 변화와 자연재해의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종의 소멸로 인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소실이 심각하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기후 과학과 기술


현대 지식사회는 시간과 공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지고 축소된 세상에 노출돼 있다. 그만큼 과학과 기술 발전이 급속도도 빨라졌다. 많은 과학과 기술은 우리의 삶에 혜택을 안겨준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과학 이론과 기술이 문명의 홍수 속에 넘쳐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마구 쏟아낸다. 굳이 100년 전보다 몇 배, 혹은 수십 배나 많아진 과학자와 기술자의 수를 헤아려보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만큼 복잡한 사회와 일상을 만든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빌 게이츠나 과학자들처럼, 위험을 피하는 기후 혁신 솔루션도 계속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꼬리는 무는 질문이 있다. 과연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지금 처한 상황과 아무런 연관성은 없는 것인가.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그에 따른 개발은 어떠한가. 기후변화로 야기된 위험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는 글로벌 사회 전반의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된다. 독일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이 말한 '위험사회'인 셈이다. 근대 과학의 반성, 즉 성찰적 과학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위기, 위험사회, 그리고 성찰적 과학


수백 년 전,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이 만들거나 사용했던 수레의 원리쯤은 충분히 이해했다. 이를 자유자재로 변형도 시켜봤을테고 더 편리하게 말에 얹어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또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현대인들은 자신이 늘 끼고 다니는 스마트 폰 하나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살고 있을까. 그렇다면 시간과 공간은 무의미해진 세상에서, 전문가가 아닌 우리의 지식은 과거에 비해 얼마나 많이 축적됐나. 늘 그렇듯 과한 것이 문제다.


커뮤니케이션의 폭증과 네트워크들로 인해, 문제의 본질보다 사회적 논쟁에 치우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위험이 만연한 사회라 믿는지 모른다. 그래서 성찰적 자세와 소통이 중요해진다. 성찰적 과학으로 소통하는 것은 보다 더 가깝게 생태학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가 생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노출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행동으로 이끄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가 바로 문제에 대한 노출이다. 노출이 된 후에야 주의 집중이 이뤄지고,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는 인지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탄소중립과 혁신을 위한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최근 탄소중립과 ESG가 전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하나는 정부 정책으로, 다른 하나는 기업의 경영에서. 이 두 키워드는 전 세계에 커뮤니케이션의 폭증과 무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적인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러니 빌 게이츠도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강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적인 구호나 경제적인 이익을 강조하는 것만큼이나, 시민들을 기후행동으로 이끄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한 어떤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면, 문제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에 대한 노출이 제공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목표 공중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전(前)단계인 주의 집중이 이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행동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가 다뤄야 하는 사안이 문제(problem)인지, 의제(agenda)인지, 쟁점(issue)인지부터 구분하자. 그러면 그에 맞는 관리가 가능하다. 여기서 목표 공중이 누구이고 어떤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달성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빨리'가 아닌 '바르게' 그리고 시민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자. 그러면 빌 게이츠가 제안한 기후 혁신 솔루션도 효과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Who is...> 송재령 국가기후환경회의 선임연구원


송재령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포함하는 주제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수준의 정책을 제안하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국제협력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국제과학기술국 및 녹색기술센터에서 국제적 수준에서의 기후변화 대응 R&D 및 혁신 협력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혁신가들의 놀이터, 테크M에서 관련 정보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테크M CON] 박승균 루닛 이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