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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23. 2021

거대한 이산화탄소 저장소, 바다를 지키자

[탄소중립과 혁신] (14)


지구 표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거대한 '이산화탄소 저장소'다.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저장하며 기후변화 저감에 큰 기여를 한다. 이는 숲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무려 10배 이상이라고 한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방식은 크게 생물학적 방식과 물리적 방식 두가지로 구분된다. 생물학적인 방식은 이산화탄소가 바다 상층부 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흡수 배출해 유기물질의 형태로 저층부로 가라앉는 과정이다. 또 어류들의 먹이사슬을 통해서도 많은 양의 탄소가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고래 사체들에 저장된 수십만톤의 탄소를 매년 해저로 가라앉힌다.


물리적인 저장 방식은 해수면에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어류 등 바다 생물들이 이동하며 발생시키는 물기둥의 순환작용을 통해 점점 깊은 바다 아래로 저장되는 과정이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추운 극지방에서 더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우리가 북극과 남극을 온실효과로부터 더욱 보호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위기의 바다


안타깝게도 산업화를 거치며 다량으로 발생된 온실가스는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또 무분별한 어업과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하는 수많은 플라스틱 및 유기성 폐기물은 바다를 오염시키며 해양 생태계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 결과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던 고래사체 내의 탄소는 무분별한 고래잡이를 통해 대기중으로 퍼지게 되었고, 상어의 남획은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파괴하며 이산화탄소의 물리적 흡수에 핵심역할을 하는 수많은 어종의 멸종을 야기하고 있다.


그물에 무거운 추를 달아 해저를 긁는 저인망 어업의 경우 해조류, 산호 등을 무분별하게 파괴하기도 한다. 망그로브, 해조류 등으로 구성된 '바다의 숲'은 나무들로 구성된 땅 위의 숲보다 수십배 이상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것으로 유엔환경계획(UNEP)은 말한다.


해양생물학자인 레스 워틀링(Les Watling) 박사의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저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바다의 숲이 매년 1600만 제곱킬로미터(㎢)씩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Seaspiracy' 다큐멘터리에서는 이것이 1분에 4000개 이상의 축구장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비교했다. 이대로 간다면 바다에는 더 이상 생물이 살아가기 어렵게 될 수 있으며, 지구의 거대한 이산화탄소 저장소로의 역할은 사라져버리게 된다. 


바다를 지키는 소셜벤처


위기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각자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작은 노력들은 하나 둘 모이고 있다. 해양분야 소셜벤처 투자기관인 카타풀트오션(Katapult Ocean)은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소셜벤처의 육성을 위해선 스타트업의 초기 리스크를 낮춰줄 육성기관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카타풀트오션은 이런 역할을 담당해 현재까지 17개국 32개의 해양 스타트업을 투자하고 육성해왔다.

/ Katapult Ocean 홈페이지 캡쳐


이 기관이 투자한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크게 해양폐기물 저감, 해양생물을 위한 소음감소, 무분별한 어획방지를 위한 분야 등으로 구분되어진다. 모로코의 '아틀란스페이스'(Atlan Space)의 경우 어획남용방지를 위한 AI 드론 감시 기술을 활용하는 소셜벤처이다. 


영국의 소셜벤처인 'Ichthion'은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강물 또는 연안에서 수집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브림 익스플로러'는 탄소제로의 무소음 선박을 개발 중이다. 이 선박으로 기존 여행 선박을 대체해 탄소배출도 줄이고 소음 스트레스를 겪던 바다 생물들에게도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할 수 없지만, 무언가는 할 수 있다.


바다를 지키는 이런 작은 노력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인 우시산과 모어댄은 선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등 폐플라스틱이 바다 생물들의 삶을 고통받게 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를 선박에서 수거, 업사이클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저명한 해양학자인 실비아 얼(Sylvia Earle) 해양환경파괴와 기후변화 문제에 이렇게 답한다. "No one can do everything, but everyone can do something"(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바다는 기후변화 저감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이산화탄소 저장소이다. 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당장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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