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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May 03. 2021

사과제국과 은하연합군, 누가 더 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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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다양한 제품과 이를 연결한 '에코시스템(생태계)' 대결로 확전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내놓는 제품군은 비슷하지만, 안을 좀 살펴보면 전략에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애플은 맥 제품에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하던 인텔과 결별하고 '애플 실리콘' 칩을 직접 설계하며 등 '자신만의 성'을 더 공고히 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과 같이 제조 분야의 강점을 살린 '폼팩터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연합전선' 구축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와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이슈가 공존하는 난세에 외부와 단절된 완벽한 이상세계를 꿈꾸는 '사과제국'과 더 넓고 확장된 연결성을 추구하는 '은하연합군'의 대결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삼성과 애플, '갤S21'과 '아이폰12'로 1분기 웃었다


먼저 두 회사의 올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모바일(IM) 부문이 매출 29조1000억원, 영업이익 4조3900억원을 달성하며 부문별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174% 급증했습니다.


삼성은 예년보다 일찍 출시 시기를 앞당긴 '갤럭시 S21'이 비수기인 1분기에 효자 노릇을 했고, 중저가폰 시장을 확장시킨 '갤럭시 A' 시리즈와 코로나19 특수를 맞은 태블릿,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도 크게 성장하며 뒤를 받쳤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 역시 더할나위 없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올 1분기 애플은 매출 895억8000만달러(99조8000억원), 영업이익 75억300만달러(약 30조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7%, 1114%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의 주역은 역시 '아이폰12' 였습니다. 1분기 전체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5% 성장한 479억4000만달러(약 53조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패드와 맥 제품군 매출 역시 각각 78.9%, 70% 성장했으며, 새로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 매출액도 169억달러로 26.7% 성장시켰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7680만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매출액 기준으론 무려 42%의 점유율을 차지한 애플이 선두였습니다. 많이 판 삼성전자와 비싸게 싼 애플이 두 회사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 준 1분기였습니다.


'애플 실리콘' 장착으로 더 막강해진 사과제국


애플과 삼성은 코로나19 특수를 이어가며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2분기부터는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제품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면 IT 업계 특수도 다소 수그러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회사는 어떻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최근 애플과 삼성이 개최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살펴보면 전략적 차이를 뚜렷이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애플은 지난달 21일 '스피링 로디드(Spring Loaded)' 행사를 열고 신형 아이맥과 아이패드 프로, 애플TV, 에어태그 등의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특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애플은 봄 행사에서 예년보다 신제품을 풍성하게 공개하며 시장 확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애플 제품은 유려한 디자인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애플 제품 생태계는 강력한 '락인' 효과를 가지고 있어 한 번 깊숙이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가기가 어렵습니다. 유독 '애플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애플이 선보인 신제품의 핵심은 자체 설계한 'M1'칩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강화였습니다. M1칩을 달고 고작 1.15cm 두께로 환골탈태한 아이맥은 신선한 충격을 줬고, 아이패드 프로 역시 M1칩을 통해 이제는 P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M1칩을 계기로 모바일과 PC 운영체제(OS) 아키텍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앞으로 애플 제품들의 연동성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맥에서 아이폰 앱을 구동하거나, 반대로 아이패드에서 맥용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게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애플은 '애플뮤직' '애플TV 플러스' '애플아케이드'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 등 구독 서비스를 얹고 '애플카드' 결제 기반까지 강화하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플랫폼-콘텐츠-결제'에 이르는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삼성-인텔-마이크로소프트 '삼각동맹'


지난달 29일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차세대 노트북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행사 내내 '콜라보레이션(협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삼성이 선보인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이 확산되며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노트북 PC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 재정의한 제품입니다. 기존 노트북보다 더 가볍고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으며, 다른 모바일 기기와 매끄럽게 연동되는 '모바일 PC'를 콘셉트로 내세웠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인텔과 협업했고,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기기의 '안드로이드' OS와 PC의 '윈도' OS를 연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삼성과 MS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노트 20' 시리즈에서도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협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스마트폰, TV,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드웨어 분야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으며, 이들도 애플을 견제하며 삼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은 세계 곳곳에 깔린 자사 하드웨어 제품들을 연동하는 '사물인터넷(IoT)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번 갤럭시 북 프로 신제품은 집 안의 조명을 켜고 끄거나 세탁기, 청소기 등을 동작시키는 '스마트싱스' 대시보드를 탑재했습니다. 애플 제품은 주로 IT기기가 중심이지만 삼성은 가전에서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다 넓은 범위의 연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신제품 중 '갤럭시 북 프로 360'은 360도 회전되는 힌지와 슈퍼 아몰레드 터치 스크린, S펜 지원 등 차별화 된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삼성은 스마트폰에서도 폴더블폰으로 한 발 앞서가는 등 제조 역량을 살린 폼팩터 혁신을 앞장 서 추구한다는 점도 애플과 다른 행보로 보입니다. 앞으로 '갤럭시탭 폴더블'(가칭) 등도 출시된다고 하니, 삼성이 다소 정체기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혁신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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