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크M May 25. 2021

[FreeView] 갤럭시는 바쁘다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12'가 장악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맥스' '아이폰12 프로' 등 아이폰12 시리즈가 1~3위를 독차지했다. 심지어 전작인 '아이폰11'도 4위였다.


매출 순위에선 더 강세가 두드러졌다. 아이폰12 프로 맥스,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1 등 아이폰 시리즈가 나란히 1위부터 4위까지 순위를 휩쓸었고, '아이폰 12 미니' '아이폰 SE' 등도 각각 6위와 10위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매출액 상위 10개 중 6개 제품이 애플 제품이었다.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로 다시 한 번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 S21' 시리즈가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3개 제품군을 모두 올려 놓으며 체면을 차렸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선 가장 좋은 성적이다.


문제는 안드로이드 진영 전반이 '저마진 무한경쟁' 체제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량 순위 상위권에서 아이폰을 빼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A12'와 '갤럭시 A21S', '갤럭시 A31', 샤오미의 '레드미9A'와 '레드미9', '레드미 노트9' 등 중저가형 제품이 차지했다.


플래그십과 중저가폰 양쪽에서 압박


삼성전자는 확실히 '끼어'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의 벽이 높다. 간판 플래그십 '갤럭시 S' 시리즈와 아이폰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일 제품 경쟁력의 차이라기 보다는 애플이 쌓아 올린 브랜드 이미지와 운영체제(OS), 프로세서, 하드웨어, 플랫폼까지 자체 개발로 소화한 제품 생태계의 차별화가 계속 격차를 만들고 있다.


아이폰12 프로 /사진 = 애플 제공


삼성전자도 생태계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개방형 OS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경쟁자인 중국 제조사들과의 뚜렷한 차별점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제조사들은 저가 제품 공세를 넘어 1000달러 이상 제품도 과감히 선보이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으로 앞서 가자 이 시장에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샤오미 '미 믹스 폴드' / 사진 = 행사 영상 캡쳐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차이를 줄여가면서 후발주자인 중국 제조사들과는 기술적 격차를 벌려놔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개도국 중심의 중저가폰 시장에선 판매량 중심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손발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숨가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단 얘기다.


폼팩터 혁신과 글로벌 '연합군'으로 대응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이어 롤러블폰, 병풍폰 등 폼팩터 혁신을 지속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협력을 통해 생태계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내놓지 않고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를 주력으로 내세운 것처럼 라인업의 변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S폴더블'을 공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안과 밖으로 두 번 접는 S폴더블은 펼쳤을 때 7.2형으로 두번 접으면 스마트폰처럼, 완전히 펼치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다. 이는 현재 '갤럭시 Z 폴드' 시리즈가 지향하는 폼팩터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다.


LG전자가 불을 지폈으나 결국 빛을 보지 못한 롤러블폰 역시 삼성전자가 완성시킬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행사에서 '슬라이더블' 기술도 함께 선보였고, 유럽특허청에 '갤럭시 Z 롤'이란 상표를 등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슬라이더블 OLED 디스플레이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런 하드웨어 혁신과 함께 삼성전자는 자사 '원 UI'의 고도화와 더불어 구글과의 협업 강화를 통한 업데이트 3년 지원,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한 PC와의 생태계 통합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은 최근 구글과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는 OS를 통합하기로 발표한 것처럼 앞으로도 '연합군' 전략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 살리느라 바빴던 시간, '인격' 챙길 날도 준비해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과거 "시장 점유율은 생명이고 수익은 인격이다. 생명을 먼저 확보한 뒤 인격을 챙겨야 한다"고 비유한 바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갤럭시 S20'이 예상 밖에 참패를 하는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다. 이후 회복 과정은 일단 '생명'을 되살리기 위한 응급처치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이를 위해 삼성은 많은 제품들을 쏟아냈다. 작년부터 100만원대 이하의 플래그십 '갤럭시 S'와 보급형 같은 플래그십 'FE' 시리즈, 플래그십 같은 보급형 'A' 시리즈가 생겨났다. 심지어 A 시리즈 안에도 10만원대부터 80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존재한다. '갤럭시'란 브랜드가 가야할 노선에 따라 어느 순간에는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작 효과 감소와 글로벌 부품 부족 현상 등으로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아직은 생명을 보전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다만 회복이 끝나 건강하게 자생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할 준비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갤럭시는 앞으로도 몹시 바쁠 것으로 보인다.


혁신가들의 놀이터, 테크M에서 관련 정보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FreeView] 8월의 갤럭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