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우리 일상 속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여러 서비스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로 우리 금융 생활을 바꿨고, 카카오T를 통해 우리 이동 생활을 바꿔놓았습니다. 이 외에도 선물하기, 게임하기와 같은 서비스도 삶을 바꿔 놓은 대표적인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이제 카카오는 우리 삶의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전략을 새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습니다. 웹툰과 웹소설 등으로 다양한 유명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면서 음악 레이블 4개사와 다수의 드라마 공연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스타 PD들을 보유한 '공룡'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한 것입니다.
다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했지만, 그동안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들어 빠른 보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기존 서비스 개편에 나서는 등 행보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아마도 내부적으로 콘텐츠 전략 수립이 끝났고, 이제 이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카카오는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개편하고 웹툰 서비스를 카카오웹툰으로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카카오의 웹툰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으로 이원화 돼 있었습니다. 카카오웹툰의 출범으로 카카오의 웹툰 역량이 카카오웹툰으로 집중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웹툰은 우선 태국과 대만에 우선 출시됐습니다. 출시 직후 해당 지역에서 웹툰 앱 1위를 꿰차며 '카카오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반기에는 텃밭인 안방에도 카카오웹툰이 출시됩니다.
웹툰과 웹소설은 사실 '원천 IP'입니다. 웹툰과 웹소설 IP를 확보하고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강철비', '이태원클라쓰'부터 '스위트홈', '승리호'까지, 웹툰 기반의 영상들이 K콘텐츠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웹툰을 통해 이같은 원천 IP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천 IP가 있으면 그 다음은 콘텐츠 제작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여러 히트작을 만들어냈던 PD들이 대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영입됐습니다.
이렇게 제작되는 콘텐츠는 지금 카카오TV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카카오TV는 사실, 과거 '다음tv팟'이라는 서비스가 확장된 서비스입니다. 다음tv팟은 아프리카TV처럼 일반인들이 방송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카카오TV로 통합되면서 일반인 방송은 물론 카카오가 자체제작한 콘텐츠들도 서비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카카오TV가 최근 후원 기능을 없앴습니다. 다음tv팟과 같은 서비스를 사실상 포기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TV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아마도 자체제작한 콘텐츠와 다른 방송채널사업자들의 영상을 서비스하는 동영상 OTT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지금 카카오TV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되는 서비스입니다. 가뜩이나 카카오톡이 '무겁다'는 말들이 많은데, 카카오TV가 계속 카카오톡 안에 있어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카카오톡 외에 다른 성공한 '슈퍼 앱'을 만드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그동안 수차례 '카카오톡'이 아닌 다른 앱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여러차례 고배를 마셨죠.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들도 대부분 '카카오톡'을 통해 론칭합니다. 지금도 '카카오톡'의 더보기 탭을 눌러보시면, 엄청나게 많은 서비스들이 카카오톡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TV도 그런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을 떠나서 성공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T'와 '카카오페이지'입니다. 카카오T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카카오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한 앱이죠.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 중심의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카카오웹툰이 웹툰 서비스를 가져간다면? 지금의 카카오페이지를 만든 큰 축을 잃게 되는 셈이죠. 카카오 입장에서는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페이지에게는 카카오TV가 있으니까요. 궁극적으로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TV까지 품고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OTT가 되지 않을까요? 이미 카카오페이지는 영화와 공연까지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영상 콘텐츠에도 '기다리면 무료'라는 카카오페이지 특유의 정책을 시험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형태가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카카오도 분명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OTT' 사업에 나설 것이란 겁니다. 최근 동영상 OTT 관련 기술 기업들을 인수했다는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는 것이 그 신호탄이지 않을까요? 어쩌면 다른 동영상 OTT 사업자를 인수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카카오가 만드는 동영상 OTT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