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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Jun 23. 2021

탄소중립을 향한 과학자-전문가-시민 연대

[탄소중립과 혁신] (30)

대전과학산업진흥원 고영주 원장



지난 2014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의견을 담아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더 나아가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전 세계 195개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지구의 환경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참여한 최초의 글로벌 합의였다. 


가보지 않은 길, 탄소중립의 도전과 과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8년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해 각국의 온실가스 목표를 상향하고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을 포함한 유럽과 전 세계 정부는 2020년 '2050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새롭게 제시했으며, 온실가스 최대 배출 국가인 중국도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통해 인류는 지금까지의 산업화 경로와 방식을 역행해 전혀 가보지 않은 새로운 문명의 길로 들어섰다.


인류의 거대한 꿈은 과연 실현될 것인가? 현재 방향은 잡혔고 어느 나라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지만, 실제 구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약속과 합의 수준에 비교하면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은 여전히 안개 속에서 헤매고 있고, 더 많은 난제와 도전 과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은 화석연료로부터 신재생에너지로의 효과적인 전이, 에너지 효율 증진, 에너지 소비 시스템과 문화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 더 많은 숲과 혁신 기술 개발 투자, 개발 기술 활용을 위한 제도 혁신, 더욱 적극적인 국제 기술 교류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각종 전략과 방안의 비용과 이득, 균형, 상호 의존성, 불확실성, 그리고 경제 개발, 사회 정의, 환경 효과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날 국가, 기업, 산업, 지역, 관련 단체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현재의 정치 민주주의 구조 등은 갈등과 지연의 요소들을 안고 있다.


과학자, 탄소중립 위한 기술 혁신과 소통이 필요하다


유럽연합은 2020년 유럽이 경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80%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려면 최소 400조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국은 탄소중립 투자 재원을 고심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은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면서 재난 지원금 및 시급한 투자 수요를 발생시키고 있다. 백신의 효과를 기대했지만, 신종 변이종의 출현으로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인류는 21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대유행을 근본적으로 막는 길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의 새로운 경로를 개척해가는 데는 총체적이고 합의 가능한 전략과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자와 전문가, 시민의 정치의식과 연대이다.


과학자는 인류 문명이 위기에 닥치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새로운 혁신 기술로 극복에 기여해왔다. 지금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혁신 기술이 탄소 중립에 필요할 것인가, 어떻게 가장 빠른 속도로 효과적인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답을 내야 한다. 자기 전문 분야의 중요성에 집착하거나 평가를 위한 실적에 매달리거나 하지 않고, 국가와 산업이 탄소중립 혁신 기술 개발과 전략 이행에 나서도록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과학자는 시민이 탄소중립을 이해하고 행동에 나서도록 사회와의 소통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고 실제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연구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더욱 효과가 큰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위한 협업과 융합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와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치와 과학의 대화를 확대하고 탄소중립에 소극적인 정치인들이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탄소중립 대응을 놓쳐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청년들의 미래를 가로막지 않도록 과학자의 시대적 사명과 정치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과학자-전문가-시민 연대가 탄소중립의 '열쇠'


전문가들은 더 많은 탄소중립 전략과 구체적인 이행방안 연구에 매진하고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무엇인지, 도전 과제는 무엇인지 끊임없는 모색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분야별 지식 생산 방식을 넘어 융합적이고 문제 해결 방식의 지식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대응이 단순히 지구 보호를 넘어 새로운 경제와 지속 가능한 사회 시스템 전환의 핵심이며 청년과 시민이 이러한 담론과 전략으로 미래를 주도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시민은 생활 속에서 소비 방식을 바꿔야 한다. 에너지 소비 줄이기, 자가용 이용 자제하기, 쓰레기 배출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플라스틱 재사용하기, 친환경 기업 제품 사용하기, 육식 줄이기 등의 생활 속 변화와 함께 더 나아가 커뮤니티 협업과 리빙랩 사업 등을 통한 자원 순환경제, 에너지 전환, 녹색 교통, 공유 시스템, 정치인들을 압박하는 정치적 행동까지 조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전문가-시민 연대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환경과 일자리를 모두 지키는 탄소 중립 기반 인류 문명의 새로운 경로를 열어 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집중해야 한다.


<Who is>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원장


고영주 원장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원장으로서 과학기술 기반 지역주도 혁신관련 기획과 전략, 평가분석, 도시의 국제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또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으로서 미세먼지, 탄소중립 이슈에도 적극 기여하면서 대전 등 도시차원의 탄소중립과 국제협력 노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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