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밀렸지만 두나무로 대표되는 디지털 자산시장의 꿈은 오히려 더 영그는 모습이다. 오는 9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으로 인한 고강도 규제가 오히려 두나무 투자자에겐 시장독점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30일 비상장주 거래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의 장외시총은 약 13조원 규모로 올초와 비교해 6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최근 삼성증권은 카카오 기업가치 분석 과정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약 30조원으로 책정했다. 두나무 기업가치 30조원은 두나무의 올해 예상순이익(2조원)에 국내외 가상자산 플랫폼의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일부 할인한 15배를 적용한 값이다.
특히 최근 '100조 몸값'으로 미국 나스닥에 입성한 코인베이스가 여전히 6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두나무 몸값은 더욱 폭증하는 모습이다. 사실 올초만해도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조~1.5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 2월초 한화투자증권이 퀄컴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할 당시 6.15% 지분에 약 583억3000만원이 책정되면서 1조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같은달 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DSC인베스트먼트 측에 지분을 넘겼던 딜에선 0.3% 지분에 44억6000만원이 책정되면서 1조5000억원 밸류까지 높였다.
그러나 코인베이스가 코인 급락에도 60조원 수준의 몸값을 유지하면서 두나무 또한 장외시총을 더욱 불리는 모습이다. 실제 두나무는 거래량과 실적 면에서 코인베이스를 상회한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5월 이후 코인 급락에도 여전히 일거래량 1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올 2분기와 하반기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거둘 공산이 크다. 연간 추정 영업이익은 2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투자업계에선 올 9월부터 본격화할 정부의 '거래소 인가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거래소 '빅4'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체제로 정부가 시장을 재편할 공산이 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더욱 뛸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금법 도입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사업자가 정해진데다 카카오라는 대기업이 뒤를 받치고 있는 두나무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라며 "이미 두나무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 만큼, 코인베이스의 시총 여부에 따라 카카오뱅크를 위협할 새로운 금융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