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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02. 2020

FPS게임 '콜옵'으로 600만뷰 찍은 비결은?

'UDT' 출신 유튜버 '레드셀' 인터뷰

듬직한 군인의 상징 해군. 그 중에서도 UDT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라 불릴 정도로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던 그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세계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대박이 난 건 '게임' 콘텐츠다. 특수부대 출신이 하는 FPS 게임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편은 648만뷰를 찍었다. 시청자들의 댓글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많다.


화제의 600만뷰 영상의 주인공, 해군특수전전단 UDT/SEAL 중사 출신의 '동현'과 역시 같은 부대 출신으로 영상을 기획한 기획자이기도 한 인덱스미디어 대표이자 브랜드 채널 '레드셀(Redcell)'을 운영중인 박종승 대표를 만났다.  


600만뷰의 사나이 '동현'(사진 왼쪽)과 박종승 레드셀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지은 기자



레드셀(Redcell)은 과거 미국 해군에 존재했던 대테러부대 이자 보안점검팀 이름이다. 오사마 빈 라덴 작전 때 투입됐던 테러 진압 특공대 SEAL-6팀의 대항군 역할을 해줄 정도로 전투력이 막강한 팀이었다. 박종승 레드셀 대표는 "국군에 대항군이 되어주자는 마음에서 레드셀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남자가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이 정도로 만들었다고 게임을? 이거 뭐... 전술 노출인데 그냥?"

"누구한테 권총 사격 교육을 받았는 지 모르겠는데... 자세가 다 이상해요"


레드셀에서는 크게 전술과 특수부대원 인터뷰, 장비를 소개하는 코너 그리고 특수부대원이 하는 리뷰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특수부대원이라는 소재 자체도 남다르지만 유튜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영상미'도 남다르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깊이감이 느껴진다.


알고보니 박종승 대표의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었단다. 어렸을 땐 혼자 단편영화도 찍었다. 대학에선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세부 전공은 영상. 그는 취미 삼아 찍은 영상들을 여럿 보여줬다. '맥북 리뷰'를 담은 영상조차 영화 같았다. 영화 감독을 꿈꾸던 박 대표에게 UDT 경험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 UDT에서의 경험들을 콘텐츠화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영상미를 통해 시청자들의 집중도와 몰입도가 높아진다"면서 "영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운드고, 그를 바탕으로 한 기획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영상 한편 기획에 들이는 시간은 최소 1주일이다. 찍기 전까지는 창작의 고통에 시달린다는 그는 "일단 촬영을 시작하면 진행이 빠르지만 찍기 전까지는 고민의 시간을 길게 가진다"고 했다.


그 노력은 고스란히 조회수로 돌아왔다. 약 26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레드셀의 총 업로드 영상은 25개. 그 중 9개가 100만뷰를 훌쩍 넘겼다. 


기성 미디어 이길 묘수? 결국 답은 '콘텐츠' 그 자체


요즘 유행하는 ‘숏폼’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박 대표는 우선 "숏폼은 레드셀의 옵션에는 없다"고 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숏폼이 좋은 이유는 제작이 편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그는 "시청자들은 깊이 있는 정보를 얻고 싶을 때 절대 숏폼을 보지 않는다"면서 "호흡이 긴 영상에 대한 니즈도 여전히 있다"고 답한다.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대신 '뉴미디어'에 뛰어든 그가 지향하는 것은 '양질'의 콘텐츠다. 박 대표는 "졸업한 학교(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만 봐도 유튜브 학과로 불릴 정도로 뉴미디어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면서 "사람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지만 지금 뉴미디어의 조류를 타지 않으면 나중은 이미 늦다"고 말한다.

이미 자본력 있는 연예인과 기성 미디어들이 '1인 미디어'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는 "와썹맨 등 자본력 있는 기성 미디어가 이 시장에 들어오면 역시 더 수월하게 풀릴 수 밖에 없다"면서 "자본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비결은 결국 콘텐츠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600만뷰의 사나이 동현은 '콜옵'이 처음이었다.


화제가 된 '콜오브듀티' 영상은 어떻게 나왔는 지 물었다. 수많은 게임 리뷰들이 있지만 '특전사'의 관점에서 풀어낸 게임 리뷰는 흔치 않다. '콜오브듀티' 배급사인 '액티비전'의 유튜브 공식 영상도 뛰어넘지 못한 기록을 세운 건 '독창성'이었다. 한 시청자는 '만일 이게 광고라면 내가 본 최고의 광고'라는 감상평도 달았을 정도다. 박 대표의 철칙이 '진정성'이기에 이 영상은 '액티비전'과는 무관하게 기획됐다. 당연히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았다. 


예상과는 달리 600만뷰의 사나이(?) 동현 중사는 콜오브듀티를 영상 촬영날 처음 해봤단다. 기획은 박 대표의 머리에서 나왔다. 박 대표는 "평소 즐겨하는 게임이었는데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서 리뷰에 도전했다"고 했다. 출연자인 동현은 게임에 이어 'UDT 출신과 영화를 보면 안되는 이유'라는 영상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시청자는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UDT의 경험을 살려 실감나게 풀어준다. 유튜브에는 이미 '가짜사나이2의 교관이 될 것 같다', '섹시하다', '세고 강한 (동방신기) 유노윤호 같다'는 팬들도 등장했다. 


동현은 최근 '레드셀'에 합류했다. 출연자로 왔다가 아예 '한솥밥 먹는 사이'가 된 것이다. 박 대표는 '레드셀'에 이은 다양한 채널들을 기획중이다. 그 채널 중 하나는 동현의 몫이 될 예정이다. 힌트를 달라는 질문에 웃으며 "아직은 비밀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대신 새 채널이 공개되면 그때 또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했다.  


'가짜 사나이'는 방향성 다른 '동료'... 레드셀이 그리는 미래는?


가짜 사나이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지상파를 압도하는 스케일로 화제가 된 '가짜 사나이'는 체형 교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같은 UDT 출신 '피지컬 갤러리’가 기획했다. MBC 예능 '진짜사나이'를 패러디해 만든 이 웹예능은 BJ, 유튜버, 스트리머들이 특수부대 훈련과정을 체험하는 모습을 담았다. 레드셀에서 '특수부대 출신이 분석하는 한국 영화 액션씬'으로 한차례 인기몰이를 한 이근 대위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 대표는 "같은 부대 출신이고 서로 관계는 유지하고 있는 동료,선후배 사이지만 방향성이 워낙 다르다"면서 "레드셀은 구독자들과 함께 하는 호흡이 긴 대형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레드셀이 주로 다루는 특수부대 내용에는 수영, 잠수 등 다양한 종목이 모여있다. 사격은 관련 장비나 시설이, 잠수는 또 그에 맞는 시설이 필요하다.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에 한해 기획중이라는 차분한 대답이 돌아온다.


일정 규모로 커지면 작가와 편집자를 뽑는 대다수 채널들과 달리 박 대표는 아직도 촬영과 편집을 혼자 다 한다. 회사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잘 담아 내기 위한 결정이다. 유창한 영어로 CIA 컨트랙터 출신 마이크 글로버씨를 인터뷰하는 영상에는 '이런 전문적인 영상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평생 쓸 운을 다 썼다고 봅니다. 응원해요 레드셀!'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촬영, 편집, 진행까지... 모두 다 하는 전천후 인재라는 생각에 새삼 놀란다. 


두 사람에게 목표 구독자 수를 물었다. 올해 말까지 구독자 기준으로는 30만명이 목표란다. 내년 말까지는 75만명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함께 하게 된 동현의 목표는 아직은 그저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데 있단다. 지금 당장 매일이 행복하다는 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박 대표는 "구독자 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진정성이 느껴지고 정체성이 강한 채널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다. 레드셀 채널이 일정 규모에 이르면 IT, 자동차 등의 다양한 영역의 채널에도 추가로 도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있단다.


톱 유튜버들이 연예인보다 잘 나가는 시대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구독자 많은 톱 유튜버'라는 느낌보다 '장인정신을 가진 감독'의 느낌을 더 받았다. 그가 뉴미디어에서 한 획을 긋는 새 시대의 감독이 되길 바라본다. 


기사작성:

테크M 신지은 기자 sophie@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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