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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Jul 20. 2021

[뉴머니임팩트] ②야놀자의 성공비결은?

손정의 회장 투자 받으며 기업가치 10조 인정
KT 보다 높은 기업가치? 전통 금융권 시각으로 해석 어려워
모텔 사업 넘어 여가 플랫폼으로 우뚝
글로벌 시장서 경쟁하는 '토종' 스타트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면서 한국 경제 역시 새로운 격변기를 맞은 모습이다.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새로운 잣대가 빠르게 자리잡으며 '뉴머니'를 얹은 혁신기업이 속속 출연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 금융권과의 마찰음도 종종 들린다. 테크M은 뉴머니 시대를 맞아 새롭게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중소형 숙박시설, 짧게 줄여 '모텔' 연계서비스로 커온 야놀자가 어느덧 10조의 기업가치를 지닌 데카콘 기업으로 발돋움, 투자시장의 라이징 스타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확보한 자금은 무려 2조원, 그 과정에서 책정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KT(8.6조원)를 훌쩍 넘어선다. 기존 금융권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밸류에이션임은 확실히다.


업계에서는 그 비결을 두고 저마다 플랫폼으로 우뚝 선 '슈퍼앱' 전략과 '기업(B2B) 솔루션' 등을 꼽지만, 무엇보다 발 빠르게 체제를 전환해온 유연한 이수진 대표의 경영 철학도 한몫을 차지한다는 평가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사진=야놀자 제공

손정의가 '제2의 쿠팡'으로 낙점한 야놀자...'여행데이터' 회사된다 


국내 1위 여가플랫폼 '야놀자'는 지난 15일, 아시아 최대의 투자자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 추정 기업가치는 약 10조원 규모다. 2019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을 당시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올랐는데 2년 만에 몸값이 10배로 뛴 것. 


야놀자는 단순 숙박 연계서비스에서 시작, 모바일 앱 하나에 모든 서비스를 담아내며 국내 최대 여가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아시아의 에어비앤비라는 타이틀까지 손에 쥐었다. 무엇보다 시간이 갈수록 야놀자에 쌓이는 여행 데이터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특히 야놀자는 여가 분야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뿐만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도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자체 클라우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PMS라 불리는 호텔 자산관리시스템 분야에서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덕분에 야놀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에도 50%에 가까운 연간 매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업계 1위인 오라클은 세계 2만3000개(2020년 기준) 숙박시설에 예약, 체크인 등 호텔 업무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야놀자(약 2만개)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비전펀드의 자금을 바탕으로 뒤짚기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야놀자는 국내외 포함 전체 1500여명의 임직원 중 R&D 인재만 4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중 최다 수준의 R&D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차별화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여가시장에서 플랫폼 최강자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야놀자

스스로 '흑자 유망주' 떼고 '폭풍 성장' 택한 CEO 이수진의 결단 


"야놀자를 창업하고 10년만에 투자유치를 받았다. 이를 통해 러브모텔이라는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지워나갈 계획이다." (2016년 4월, 기자와 만난 이수진 대표의 말)


지금으로부터 5년전,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연이어 성사된 투자유치에 대해 "러브모텔의 부정적 인지도를 지우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야놀자는 국내 2만5000개의 중소형 숙박업소와 제휴를 체결, 여기어때와의 경쟁전을 이겨내며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SL인베스트먼트와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5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사실 '야놀자'를 창업한 이수진 대표는 투자유치 당시에도 돈이 궁하지 않았다. 야놀자의 성공은 수많은 미투 기업을 낳았지만 그는 꿋꿋하게 앞으로 나가며 후발주자들과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줄곧 흑자를 유지하며 적자 빚에 쌓여있는 스타트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창업 10주년을 맞이하고도 여전히 '러브모텔' 중개소라는 꼬리표를 떼진 못했다. 인재 확보도 녹록치 않았다. '모텔 회사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 탓이었다. 그래서 그가 택한 전략은 바로 플랫폼이었다. 


/사진=야놀자


플랫폼 전략의 근간은 이 대표의 삶에서 나왔다. 야놀자 창업에 앞서 이 대표는 어려웠던 20대 시절, 모텔에서 숙식을 하며 궂은일을 도맡아하던 청년이었다. 지방대를 졸업하고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는 일하던 모텔의 비품 B2B사업을 통해 지난 2005년 온라인 카페 '야놀자'를 창업했다. 이를 기반으로 야놀자는 업계 유일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모두 영위했다. 특히 야놀자는 치약과 칫솔 등 싸고 질좋은 모텔용 비품을 공급하면서 제휴 숙박업체들과 신뢰를 쌓았고, 이 대표의 디테일을 바탕으로 모텔 필수 인력도 중개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 덕에 숙박업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었던 것. 이 덕에 야놀자는 솔루션테크 기업으로 도약했고,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시장선도자라는 위치를 점했다. 이제는 칫솔이 아닌 PMS라 불리는 호텔 자산관리시스템에서 글로벌 2위 사업자로 도약하는데 성공, 업계 1위인 오라클을 위협하고 있다. 비전펀드 투자유치 역시, 이같은 PMS 역량이 한몫을 차지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1위의 슈퍼앱 전략은 김종윤 부문 대표가 주도했다. 흙수저 출신인 이 대표는 자신의 현장 경험을 십분 활용하는 한편, 자신이 부족한 점은 인재수혈로 극복했다. 이 대표의 '핵심 브레인'으로 불리는 김 부문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3M, 구글, 맥킨지 등 굴지의 대기업을 거쳤다. 막강한 인맥과 사업경험을 갖춘 김 대표는 참신한 마케팅 전략과 더불어 발빠른 트레블테크 전략을 통해 야놀자를 국내 1위 여가플랫폼으로 키워냈다.


이제 누구도 야놀자를 모텔 중개소로 부르지 않는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이제 당당히 '데카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종 대표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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