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에 사과 먼저한 이정헌 대표의 진심
#트리플A급 대작 즐비...슈퍼IP 쏟아낸다
#'맏형'의 고민,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와 MOD
올 상반기 내내 잠잠했던 넥슨이 드디어 용틀임을 시작했다. 올해 초 3년 연임에 성공한 이정헌 넥슨 대표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와 그동안 준비했던 '결과물'들을 하나씩 꺼내놨다.
대표의 공식 사과, 사랑받는 넥슨으로 가는 길
이정헌 대표가 직접 진행한 감담회는 '소문난 잔치'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과 달리, 그 결과물은 정말 먹을 것이 많은 진수성찬이었다. 업계 '맏형' 넥슨다운 대작 게임들이 즐비했고, 창의적인 게임을 위한 새로운 시도도 주목할만했다. 게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 제시도 충분했다.
1시간이 넘는 간담회 내내 이정헌 대표가 넥슨의 게임들과 새로운 비전을 소개했다. 어느 한 사안도 빼놓지 않고 이 대표가 직접 설명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논란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는 점이다.
불편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확률 이슈를 이정헌 대표가 스스로 꺼내놨다.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변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넥슨을 사랑받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약속을 잘 이행하는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대표가 직접 언급한만큼, 달라진 넥슨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악물고 준비한 트리플A급 대작 쏟아낸다
그리고 이정헌 대표는 다음 10년, 20년, 50년을 얘기했다. 지금의 넥슨을 지탱하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와 같은 최소 15년 이상된 지식재산권(IP)들이다. 넥슨은 이들을 잇는 새로운 IP를 발굴하기 위해 엄청 공을 들였다. 하지만 번번히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랜 도전 끝에 달콤한 성공을 거둔 타이틀은 'V4'였다.
V4로 신규 IP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넥슨은 소위 '슈퍼 IP'를 10개 이상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그렇게 꺼내놓은 작품들은 넥슨을 대표하는 개발자들의 작품이다. 'V4'의 주인공 박용현과 '마비노기'를 개발한 데브캣스튜디오(현 데브캣)를 이끄는 김동건, 그리고 마비노기영웅전으로 넥슨에게 첫 게임대상을 안겼던 이은석이 각각 신작게임들을 꺼내 놓는다.
프로젝트 매그넘과 마비노기 모바일, 그리고 프로젝트HP가 꺼내놓은 게임소개 영상은 업계를 술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소 생소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루트슈터 장르부터 캠프파이어로 대변되는 마비노기 특유의 감성, 그리고 백병전이라는 새로운 재미를 꺼내든 게임까지...넥슨이 이를 악 물었다는 평가가 나올만 했다.
게다가 넥슨은 더이상 '게임'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IP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디즈니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선전포고라는 느낌도 늘었다.
넥슨다운 참신함...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
넥슨은 새로운 시도도 잊지 않았다. 이정헌 대표는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를 통해 '유저와 함께 만드는 게임'을 추구한다고 했다. 여기엔 업계 '맏형' 다운 고민이 숨어있다. 유저와 소통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메이플스토리로 뭇매를 맞은 넥슨이었기에 가능했던 고민이 아닐까...
같은 의미에도 '프로젝트 MOD'도 인상적이다. 이미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가 장악한 샌드박스 시장에서 넥슨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한 넥슨이 꺼내든 승부수는 '2D 도트 자산'이었다. 메이플스토리의 수십만, 수백만 에셋을 개방해 이를 통해 유저들이 직접 게임이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소위 트리플A급 대작부터 업계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형태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까지...소위 '넥슨다움'이 곳곳에 묻어난 미디어 쇼케이스는, 넥슨이 왜 업계 1등 게임회사인지를 잘 보여준 행사였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이정헌 대표. 그동안의 고민 때문이었을까? 곳곳에 흰머리가 보였다. 스스로도 "그동안 흰머리가 나고 늙었다"며 미소짓는 그의 모습에서 넥슨이 준비한 한방이 꽤 굵직하겠다는 예감이 들었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늘어난 흰머리가 아깝지 않도록, 넥슨과 이정헌 대표의 도전이 좋은 결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