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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06. 2021

레트로 감성 제대로,KT 카세트 '딸깍' 소리를 듣다

어릴때 영어 듣기 숙제를 할 때나, 고속도로 위에서 7080 음악을 들을 때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CD 플레이어, MP3, 에어팟이 등장하며 카세트 플레이어는 점점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그래서 카세트 테이프 하면 이젠 '복고', '레트로'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그런데 최근 KT가 소비자들의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저격하는 카세트 테이프 '카세트(KASSETE)'를 출시했다. 원래 영어 스펠링은 'Cassete'지만, KT의 'K'를 따서 'Kassete'가 됐다. 갑자기 '카세트'라니...KT가 왜 갑자기 '카세트'를 출시했을까. 직접 만져보고 들어봐야 의문이 풀릴 것 같았다.


사전예약 2주만에 완판...KT, 카세트 정식 출시


KT는 지난 3월 12일부터 31일까지 공식 온라인몰 'KT샵'에서 '카세트' 사전예약도 진행했다. '카세트'에 사전예약까지 해야 하나란 의문은 접어두자. KT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회상하며 구매하거나, 카세트 플레이어가 신기한 MZ세대들을 타깃으로 카세트를 내놨다고 했다. 그리고 그 전략을 적중했다. 사전예약 기간동안 카세트 물량은 빠르게 동이 났다. 


이후 KT는 카세트 테이프도 정식 출시하기로 했다. 또 지니뮤직과 협업해 지난 1990년대 추억의 노래를 유명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한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에 수록했다. 다양한 곡들이 많았는데...아직 20대인 기자가 아는 노래는 룰라의 '3!4!' 밖에 없었다. 옆의 편집장 선배는 거의 모든 곡을 안다고 했다. 어떻게 이 노래를 다 알지?


(어떻게 이 노래를 모를까요? ▲인형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비오는 거리 ▲환상 ▲한 걸음 더 ▲It's You ▲늘 지금처럼...독자분들도 모르시나요? 이런 세대차이라니...ㅠ <당황한 편집자>)


아무튼, KT 카세트 박스는 외관부터 남다르다. 은은한 회색 빛이 도는 박스를 열자, 아이보리색 카세트가 등장했다. 직사각형 깔끔한 디자인으로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준 카세트 플레이어 밑에는 사용 설명서와 건전지가 있었다. 충전해서 쓰는 요즘 전자 기기들과 달리 건전지를 사용하다니...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레트로 감성이 '뿜뿜'이다. 

KT 카세트 플레이어 구성품 중 하나인 'MD BOX'. /사진=김경영 기자


박스 안에는 'REWIND : BLOSSOM'이라는 'MD BOX'도 같이 들어있었다. 카세트 테이프 안에 들어간 90년대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수들의 MD로 구성됐다. 실사 스티커, 스페셜 히든트랙, 손글씨 스티커, 노트, 캘린더 등이 있어 카세트 테이프를 꾸미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딸깍·지지직...' 90년대 감성 제대로 살렸다


KT 카세트를 재생해보니 구석구석 아날로그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카세트 테이프 제품 특성상 테이프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감기는 소리와 함께 '딸깍'하고 순서가 바뀌는 소리가 들렸다. TV 영상 속에서 과거를 회상하거나, 화면을 앞으로 돌릴때 잠깐씩 나오던 바로 그 소리다.  


다만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 구멍이 왼쪽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스피커가 한쪽이어서 그런가...테이프를 재생했을 때 생각보다 노래 음질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감성 가득한 '지지직' 소리는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 무게는 274g으로 다소 무거운 감도 있다. 


KT 카세트 정가는 12만1000원이다. KT 매장에서 멤버십 할인을 적용해 구매할 경우 9만9900원이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카세트 플레이어보다 비싼 이유가 있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지원하고, 심지어 블루투스 이어폰과도 호환된다. 카세트에 블루투스라니, 세상 '힙'하지 않은가.


특히 KT는 음향기기 제조회사 인켈과 협업해 카세트 플레이어의 사후관리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 카세트가 고장나더라도, 수리할 곳을 찾지 못해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전세대 취향 저격!" 디지코 KT의 레트로 프로젝트 


이 제품은 KT 레트로 시리즈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나온 제품이다. 최근 KT는 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고자 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기존 통신사 이미지를 넘어, 젊은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가까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MZ들 입에서 'KT가 이런 제품을 내는 센스가 있다니'라는 말을 듣고 싶은 KT다. 

KT 카세트 플레이어 모습. /사진=KT 제공


KT 관계자는 "'한국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KT가 민영화가 된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KT를 공기업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고, 소위 올드한 회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KT는 MZ세대들의 취향까지 사로잡으며 전세대를 아우르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카세트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레트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품은 공개된 바 없지만, 개인적으로 LP판이나 삐삐 등이 출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병균 KT 디바이스사업본부장(상무)은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아날로그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MZ세대 취향 저격 감성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공감하고 친근한 KT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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