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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13. 2021

롯데 타임빌라스 가보니, 나들이 "굿", 가격경쟁력은?

이름부터 멋지다. 시간과 별장의 합성어 '타임빌라스'라는 이름을 가진 롯데의 '신상 아울렛' 경기도 의왕 롯데 타임빌라스를 오픈 첫날,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 장소로 '강력추천'이다. 정말 오랜만에 '전통의 유통강자' 롯데의 진면목을 비로소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무는 모든 곳에서 힐링을 받았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할 것도 있다. 아울렛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쇼핑 콘텐츠의 가격경쟁력이 애매했다. 가격은 비싸고, 4050세대가 사랑하는 명품 콘텐츠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커머스로 삶을 해결하는, 실속 있는 젊은 부부라면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적어도 아이와 함께 즐길 나들이 공간으로는 최고다. 


천혜의 자연환경...유럽 유명 관광지를 다녀온 느낌 


오픈 당일인 10일, 의왕시 전역은 롯데 타임빌라스 오픈 소식에 모두가 들뜬 모습이었다. 근처의 의왕호수 방문객이 이날 만큼은 모두 타임빌라스에 모여든 것 같았다. 평일인 만큼, 한산할 것을 기대했는데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퇴근길을 재촉한 다수의 인파가 줄을 지어 들어갔다. 


타임빌라스는 롯데의 22번째 아울렛이자 6번째 프리미엄(교외형) 아울렛이다. 총 영업면적 4만3000㎡(1만3000평) 규모 쇼핑 공간이 백운호수와 바라산 자연환경 속에 그대로 스며들도록 만들었다. 슬로건은 '당신이 만나는 모든 순간'으로 내걸었다. 


롯데 타임빌라스는 총 5곳의 공간으로 구성돼있다. 먼저 해외명품 등이 포진한 '파인빌'과 광장인 '더스테이션', 먹거리로 가득한 '테이스티그라운드', 흡사 놀이공원의 느낌을 주는 '플레이빌', 이국적인 유리 건축물 속 체험 콘텐츠를 꾸린 '글라스빌'이다.  

사진=이수호 기자


광장을 중심으로 5곳의 공간이 아름답게 펼쳐져있고, 야경에 비친 글라스빌은 마치 이탈리아 남부 유명 관광지를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줬다. 글라스빌은 각 브랜드를 독립 공간에서 판매하는 이른바 '별채' 개념이다. 3층 높이 건물 외벽은 유리로 만들어져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기존 쇼핑 환경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공간 연출이다.


베이커리 카페 '라라플로아'에는 인스타그램 촬영을 위해 구도를 잡는 이들로 북적였다. 최근 신세계에 밀린 듯한 이미지를 줬던 F&B도 부족함이 없었다. 친환경 체험형 농장카페 'THE BATT'부터 '라라플로아' 등 테이스티그라운드의 모든 맛집은 3040을 넘어 1020세대까지 아우르는 '인스타그램 맛집'으로 채워졌다. 


롯데가 무려 7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해 주목을 받은 타임빌라스 조경 또한 압권이다. 바라산 인근에 지어진 덕에 타임빌라스는 거대한 식물권같은 느낌을 줬다. 반려견을 배려한 잔디광장과 아쿠아파크, 어린이 전용 액티비티 공간까지 쇼핑이 아니라 마치 여행지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쇼핑에 지치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화이트가든과 소공원도 매력적이었다. TV에서나 볼 것 같은 거대한 그네도 곳곳에 있었다.  


석양을 보며 걷다 야경까지 즐기는 자작나무 산책로와 외벽계단을 따라 오르면 볼 수 있는 백운호수을 즐기니 쇼핑을 왔다는 생각을 잠시 잊기도 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그간 다녀온 모든 쇼핑몰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였다. 개폐형 루프는 실내와 실외를 자연스럽게 이어줬고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건물 구조로 "아름답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사진=이수호 기자


젊은 부부 위주 콘텐츠...가격 경쟁력 아쉬워


롯데 타임빌라스를 다녀온 유명 유튜버와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그런데 실속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막상 다녀와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오픈 첫날인 만큼, 화끈한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기대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QR코드로 곳곳을 방문하면 무료로 제공하는 '에코백' 외에는 기대할만한 것이 없었다. 


나이키·휠라·안다르·반스·시스템 등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고, 골프 용품 브랜드 역시 17개에 달해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점은 이해가 됐다. 그러나 서울 교외 아울렛이라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 유명 브랜드는 없었다. 파주와 김포에 구성된 경쟁사들의 아울렛과 달리,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가 없었다는 얘기다. 일부 편집샵은 존재했으나 '아재'들이 기대했던 아울렛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격 역시 아울렛이라고 부르기엔 체감상 경쟁사들과 괴리가 적지 않았다. 일부 매장의 경우, 백화점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 구성에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여성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몰과 비교하면 2배 가량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곳도 있었다. 판교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A씨는 "마쥬와 산드로 등 일부 브랜드는 눈에 띄게 가격이 비싸 놀랐다"면서 "다만 철이 지나 밀어내기용 상품이 많은 타아울렛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사진=이수호 기자


롯데百 동탄점 잊었나...코로나19 대비는 아쉬워 


롯데는 최근 롯데백화점 동탄점 오픈 당시, 직원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타임빌라스 역시 좀 더 과감한 방역과 대응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곳곳에 롯데 소속 직원들이 배치됐으나 맛집이 몰려있는 테이스티그라운드와 에스컬레이터 곳곳에서는 인파들이 몰려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대규모 확진 가능성도 충분해보였다. 집단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 1인자다운 현명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최근 방문한 '신상 쇼핑몰' 중 단연 압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쇼핑몰은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젊은 부부가 모여사는 수도권 남부의 특성을 십분반영한 모습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맞았고, 명품으로 겨울옷을 대거 마련할 생각이 아니라면 롯데가 내건 슬로건 '당신이 만나는 모든 순간', 이말처럼 모든 것이 좋았다. 철지난 명품 가방과 지갑은 '싸게' 사기 어렵다. 참고하자.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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