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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13. 2021

LG '톤프리' 누가 사냐고? 어머니가 사셨다

"꼭 콩나물 대가리 같네"


애플 '에어팟'을 본 어머니의 첫 소감은 이랬다. 선이 없어 편하다고 해도 "잘 잃어버릴 것 같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셨다. 삼성전자 '갤럭시버즈'도 마찬가지였다. 강낭콩 같이 생긴게 잘 미끄러질 것 같아 싫으시다 하셨다.


선이 있는 이어폰이면 충분하다시던 어머니도 드디어 무선 이어폰을 사셨다. 바로 LG전자의 '톤프리'였다. 에어팟도, 갤럭시버즈도 싫으시다던 어머니는 왜 하필 톤프리에 만족하셨을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빌려' 써봤다.


제대로 먹힌 '자외선 살균' 기능


마카롱처럼 둥근 케이스를 열자 푸른색 불빛이 새어나온다. 음식점에서 물 컵을 꺼낼 때 보던 빛이다. 톤프리의 전매특허인 'UV 나노 살균' 기능이다.


LG전자에 따르면 톤프리는 케이스 안쪽에 있는 푸른색 LED 라이트가 자외선으로 대장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제거한다. 항상 청결하게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위생과 방역 수칙을 철통 같이 지키고 계신 어머니는 이 기능 하나에 마음을 뺏기셨다. 식당이든 카페든 가는 곳마다 알코올 티슈로 의자, 테이블, 심지어 진동벨까지 닦아내시는 분이니 다른 제품보다 톤프리가 만족스러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착용감도, 음질도, '노캔'도 쓸만하네


톤프리는 일반 에어팟과 달리 '커널형'이라 이어팁이 귀 속에 쏙 들어온다. 오래 착용하면 귀가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우였다. 적당한 압력에 출근길 2시간 동안 착용해도 불편감이 없었다.


차음성도 뛰어났다. 볼륨을 크게 높이지 않아도 출근길 지하철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여기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켜니 가까이 들리던 소음이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하철 안내 방송을 못 들어 처음으로 내려야 하는 역을 놓쳤다.

LG전자 톤프리 HBS-TFN7 제품/사진=김가은 기자


음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에어팟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악기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특히 고음역대가 강조돼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깔끔하고 청량한 느낌을 받았다. 저음역대의 음악을 들을 때 소리가 약간 뭉개지는 건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에어팟에 전혀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실제 이 제품은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음향품질 '매우 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 톤프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번에 써본 제품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제품(HBS-TFN7)으로, LG전자는 지난 7월 톤프리 신제품을 또 내놨다. 스마트폰 사업에선 철수했지만, 무선이어폰은 계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신제품은 UV나노 기능은 물론,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와이러스' 기능 등 타사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들을 담았다.


톤프리가 살 길은 차별화 뿐이다. 통상 아이폰을 쓰면 에어팟을,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면 갤럭시버즈를 구매하는 게 보통이다. 짝을 맞출 스마트폰이 없어진 톤프리는 우리 어머니 같은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 


다만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4만9000원에 ANC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버즈2'를 출시했고, 애플도 오는 15일 가성비를 높인 '에어팟 3세대'를 공개할 전망이다.


직접 써보니 톤프리 자체는 매력이 있다. 어머니가 쓰시는 것도 이해가 간다. 허나 타사 스마트폰을 쓰는 입장에서 구매하고 싶냐 물어본다면,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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