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출시된 올드 히트작 '쿠키런'으로 코스닥 상장을 이뤄낸 데브시스터즈가 오랜 침묵을 깨고 국내 게임시장을 흔들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후속작인 '쿠키런:킹덤'이 한국 게임판을 집어삼킨데 이어 이제는 바다 건너 일본시장까지 뒤흔드는 모습이다.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로켓에 올라탄 만큼, 데브시스터즈를 향한 기대치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주당 11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달성했다. 올초까지 주당 1만원선을 맴돌던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3월 내놓은 '쿠키런: 킹덤'의 흥행에 성공,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새 시대를 열었다. 주당 16만원까지 치솟으며 올초대비 무려 16배 가량 주가가 폭등한 것.
그러나 이후 기대감이 빠지며 부침을 거듭, 지난 8월에는 주당 6만원선까지 밀렸다. 데브시스터즈가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은 것은 일본시장 덕분이다. 최근 일본에 출시된 쿠키런: 킹덤은 론칭 나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오르며 게임한류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국내보다 시장 규모가 큰 일본 시장의 특성 상, 매출 순위 상위권에 도달할 경우 일약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할 공산이 크다.
사실 데브시스터즈는 2013년 등장한 원작 쿠키런 출시 이후, 2014년 코스닥에 입성하며 국내 1세대 모바일 게임사로 불렸다. 글로벌 1억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게임한류의 대표주자로 통했다.
그러나 후속 히트작 발굴에 실패, 성장동력 확보에 실패했다. 특히 2015년 들어서는 텐센트와의 수출계약이 깨지며, 주가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당 5만원선을 맴돌던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이때를 기점으로 매분기 급락을 거듭, 지난해 4월엔 주당 4000원까지 폭락했다. 2017년부터 가속화된 적자로 인해 게임보다 유명했던 회사 복지 또한 빛을 바랬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는 3년간 갈고 닦아 기존 쿠키런 IP를 활용한 쿠키런: 킹덤을 내놓으며 부활에 성공한 모습이다. 업계에선 아기자기한 쿠키런 캐릭터의 장점에 가격 부담이 낮은 패키지와 확률형 아이템, 무과금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특성 등을 초반흥행의 비결로 꼽는다. 여기에 커뮤니티 기능이 더해진 집꾸미기 요소 등도 호평을 받고 있다.
증권가 추산, 데브시스터즈의 올해 추정 매출액은 약 400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 규모다. 매출의 경우, 1년새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수년째 이어온 적자기업에서 완전히 탈출하게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선 이익률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비가 필요한 액션 MMORPG 장르가 아닌데다, 자체 IP 효과로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하는 것. 쿠키런 IP가 재평가를 받고 있어 추후 이어질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치 또한 새롭게 부여되고 있다. 흥행 가능성이 커진 일본 외에도 대규모 마케팅이 예고된 미국 시장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캐주얼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일본 믹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PER 15배가 적절하다고 본다"며 "일본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과 꾸준히 이어질 신작 기대감 덕에 당분간 기업가치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