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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Oct 29. 2021

변화? 디테일을 보라 '애플워치 시리즈7'

/사진=테크M


애플워치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각형 디자인을 보고 사람들은 이것이 손목시계인지 손목에 차는 스마트폰인지 혼란을 느꼈다. 손목시계라고 하기엔 어색한 디자인이었고, 그렇다고 스마트폰이라 하기엔 화면이 너무 작고 그다지 쓸모가 많지 않았다.


애플은 7년째 그 혼란스러웠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애플워치의 모습에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애플워치는 그 모습 그대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콩나물'이고 조롱받던 '에어팟'이 어느새 익숙해지고, '크기만 커진 아이폰'이라던 '아이패드'도 자기 자리를 찾은 것처럼 말이다.

/사진=테크M


일곱번째 애플워치 역시 기존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제품 공개 전 디자인이 대폭 변경될 것이란 루머가 있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제 애플워치의 디자인은 롤렉스나 오메가 같은 명품시계처럼 고유의 헤리티지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화면만 늘려 놓은 것이 아니다


애플워치 시리즈7은 고유의 디자인 틀을 유지하는 대신 화면 크기를 모서리 끝까지 끌어다 놓았다. 이 넓어진 화면을 살리기 위해 디스플레이와 케이스의 곡면은 더 매끄럽고 부드러운 곡면 형태로 정교하게 다듬었다. 모서리의 굴절되는 면과 케이스의 곡면이 매끄럽게 이어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런 디자인 요소를 살리기 위한 워치 페이스도 새로 추가됐다.

(왼쪽부터) 애플워치 시리즈3 38mm, 애플워치 시리즈7 45mm, 애플워치 1세대 42mm / 사진=테크M


애플은 역시 디테일에 강하다. 단순히 화면 크기만 늘려 놓은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달라질 앱 구현, 상호작용, 사용성 등을 계산해 소프트웨어까지 면밀히 디자인 한 점이 인상적이다. 사진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이전에 쓰던 제품들과는 꽤 차이가 있다. 이젠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 손목 위에 독립적인 스크린 하나를 올려 놓은 느낌이다.


/사진=테크M


이전까진 메시지가 왔을 때 주로 알림만 받고 스마트폰을 열어 확인을 했다면, 이젠 애플워치에서 바로 장문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입력 범위가 넓어져 영문의 경우 쿼티 키보드까지 지원한다.


혁신적인 변화는 없지만…꼼꼼한 개선


그나마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던 디자인에 비해 기능적으론 "혁신이 없다"라는 볼 멘 소리가 나올 만 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나는 대신 충전 시간이 빨라졌고, 새로운 헬스케어 측정 기능 대신 '마음 챙기기'에 집중했다. 혁신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선 확실히 실망스러운 감정이 든다.


다만 실사용에선 변화가 없었을 뿐, 그렇다고 나쁜 건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 중 가장 부드럽고 빠르게 동작하며 민첩하게 연동된다. 이전에 쓰던 애플워치 시리즈3와 비교하면 속도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최신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4'와 비교해도 좀 더 부드럽게 작동했다. 다만 만년 1등이 또 1등을 해 별 감흥이 없을 뿐이다.

/사진=테크M


스마트워치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운동 기능은 좀 더 정교해졌다. 최신 '워치 OS8'은 기본 운동으로 필라테스, 태극권 등을 추가했다. 또 걷거나 뛰는 운동 외에 야외 사이클도 자동으로 인지해 운동으로 기록할 지 물어봐준다. 낙상 감지 기능도 더 정교해져 격한 동작 중인지, 실제 넘어진 건지 구분하고, 보행안정성을 체크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애플워치7의 진정한 매력은 디테일에 숨어있다. 곁에 두고 오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요란한 혁신은 없지만 실사용 면에선 꼼꼼하게 개선한 점들이 눈에 띈다. 아마도 디자인이 크게 변하지 않은 한, 애플워치는 이미 완성형에 다다랐을 지도 모른다. 아이폰을 쓰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다, 이 두 요건만 충족한다면 애플워치7을 거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

/사진=테크M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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