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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14. 2020

1위 '가상자산' 거래소 가치는 얼마?

M&A 시장 등판한 빗썸

허백영 빗썸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더불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빗썸'의 경영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가운데, 기업가치 산정을 두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초저금리 시대에 발맞춰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시장이 여전히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지만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업종의 특성 상, 기업가치 책정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대주주 엑시트? 경영권 가치는 '물음표' 


14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빗썸을 지배하는 빗썸홀딩스는 최근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삼정KPMG와 계약을 체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빗썸의 경영권 가치가 5000억원대라는 풍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 여기에 빗썸홀딩스는 삼성증권을 통해 기업공개(IPO)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들리는 풍문을 종합하면 경영권 매각과 IPO가 동시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빗썸홀딩스는 업비트와 함께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빗썸의 운영사로 빗썸 지분의 74%를 보유하고 있다. 빗썸홀딩스의 주요주주는 ▲디에이에이(30%) ▲BTHMB HOLDINGS(10.7%) ▲비덴트(34.24%) ▲기타주주(25.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빗썸홀딩스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훈 의장이 직간접적인 형태로 전체 지분의 약 6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투자업계에선 이 의장 보유 지분이 더해진 빗썸홀딩스 경영권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빗썸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강남 빗썸코리아 본사 등 빗썸 관련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하고 이 의장과 BXA토큰과의 관련성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XA토큰은 지난 2018년 빗썸 인수를 추진했던 BXA컨소시엄이 발행한 가상자상이다. BXA토큰 투자자들은 "이 의장이 BXA컨소시엄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BXA토큰 상장 좌초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수년째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지만 이 의장 경영권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업 가치와 별개로 이 의장을 둘러싼 리스크가 잔존해 경찰의 수사과정을 살펴보며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업종의 불안정성에 이어 오너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보수적인 파트에선 인수전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 디미닛


돈이 흐르는 황금알... 서버에 쌓인 현금만 조단위   


빗썸은 올 상반기 매출 908억원, 당기순이익 501억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이 무려 50%를 웃돈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쓸어담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세가 올해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어 빗썸의 올해 순이익만 15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비트코인이 현 시세의 50%까지 추락했던 지난해에도 빗썸은 매출액 1446억원, 당기순이익은 372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이로인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업체라는 브랜드파워만으로 수천억원의 가치를 띄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 4월 빗썸홀딩스가 공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현금성자산 및 금융상품 보유액은 2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 빗썸코리아가 농협은행을 통해 맡긴 고객예치금은 2000억원,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의 원화가치는 약 1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고객이 빗썸을 통해 거래하는 가상자산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3000억원 가량 순증하며 빗썸을 향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강하다. 해당 자금이 타 거래소가 아닌 빗썸을 통해 현금화를 꾀할 경우, 빗썸은 0.05~0.1%대의 수수료를 얻게 된다.  또한 커스터디라는 이름으로 가상자산 수탁사업도 힘을 얻고 있어, 수수료 매출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한 빗썸홀딩스는 고객예치자산과 별개로 스스로 보유해왔던 매분기 가상자산을 줄이며 안정성을 꾀했다. 지난해 빗썸코리아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갯수는 7억개로 전년동기대비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해당 가상자산의 원화가치 역시 3분의1 수준인 170억원에 불과하다. 가상자산의 가치를 오르고 있지만 정작 보유량을 줄이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한 것. 또한 지난해 인건비는 190억원 규모로 1년새 절반가까이 줄었다. 조직개편을 통해 내실을 다진 것. 이로인해 빗썸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업계에선 여러 할인 요인에도 경영권 가치가 충분히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년 '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업이 제도화를 앞두고 있어, 기존 증권사에 버금가는 벨류에이션을 지닐 것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가득하던 시기, 과거 코빗의 사례를 반추해보면 빗썸의 경영권 가치를 단순하게 봐선 안될 것"이라며 "월 100만명에 달하는 순이용자가 버티고 있어, 정부가 제도권 우산 아래 빗썸을 넣을 공산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설명했다. 


한줄평: 돈 낳는 황금알 빗썸은 누구 품에 안길까?  


기사작성: 테크M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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