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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17. 2020

'테크M은 뭐가 다른데?'

안녕하세요. 테크M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는 허준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미디어 스타트업 '테크M'이 새출발을 한지도 벌써 반년도 훌쩍 지났습니다. 지난 2월 새로운 구성원들과 새 출발을 시작한 테크M은 우여곡절 속에도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보겠다는 비전을 향해 한걸음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저희가 새출발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 주변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그 질문은 '그래서 너네는 뭐가 다른데?'입니다.


잘 다니던 언론사를 뛰쳐 나와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저렇게 물어보셨습니다. 왜 새롭게 해야 하는데? 뭘 하고 싶어서 회사를 나오는데? 그래서 너네는 어떻게 다르게 할건데...


비슷한 질문들이지만 결국 본질은 같은 질문이죠. 바로 지금, 왜 새로운 미디어가 필요한가.


테크M 편집장을 맡기로 한 뒤, 제가 세웠던 원칙은 '기자 중심의 미디어', '독자 중심의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원칙입니다. 



기자 중심의 미디어가 무슨 말이에요?

사실 언론사는 기자들이 중심이 아닙니다. 언론사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기자들이 움직입니다. 시스템 안에서 기자들은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취재하는 영역도 확실히 나눠져 있고요. 기자가 쓰고 싶은 기사, 취재하고 싶은 영역을 취재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지정한 부서, 지정한 출입처의 기사를 생산합니다.


그렇게 작성된 기사는 차장 선배(주로 팀장 역할을 합니다) 데스크(부서장입니다), 그리고 편집국장의 검토를 거쳐서 송고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사는 수정되기도 하고, 아예 사라지기도 합니다. '논조'를 맞추기 위해 기사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물론 이같은 시스템의 장점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기자들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쓰고, 언론사의 논조보다는 기자들 개개인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출입처 구분을 없애고 기자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기사를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6개월 정도 운영하다보니, 기자들이 주력하는 분야가 자연스럽게 나눠지더군요. 알게 모르게 출입처가 생긴 느낌이지만, 최대한 기자들의 영역을 제한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자의 시각이 담긴 기사를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테크M에는 기자마다 고정코너가 있는데요. 제가 쓰는 'IT진맥', 남도영 팀장의 'FreeView', 문정은은 기자의 'New머니' 등이 대표적입니다.


독자 중심이란 말은 또 무슨 말일까요?


그리고 또 하나의 원칙은 독자 중심의 미디어입니다. 이 역시도 기존 언론과의 다른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크M은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같은 정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던 언론사의 '논조'가 바로 이런 시각이겠지요.


테크M은 '논조'를 앞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른 시각을 인정하고, 여러 의견들을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코너가 바로 '세가지시선'입니다.


세가지시선은 같은 사안을 두고 기자들이 사전협의없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콘텐츠입니다. 사안에 따라 같은 내용이 중복될수도 있지만, 그런 것도 독자분들께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세가지시선 코너를 운영해보니, 같은 매체에서 같은 내용을 취재했는데 다른 시각의 기사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시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각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테크M의 대표 콘텐츠로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그럼 회사는 뭘 하지요?


그렇다면, 회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테크M의 역할은 기사의 '변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쓴 기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원하는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글로 쓴 기사를 영상으로 만들고, 카드뉴스 형태로 만들어 더 잘 보이게 하는 시스템. 그래픽 작업을 통해 기사가 더 눈에 잘 띄이게 하는 시스템. 테크M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포스트와 같은 SNS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로 기사를 재가공하는 시스템 등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테크M은 영상뉴스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템TV와 과학과 기술을 깊게 들여다보는 유튜브 채널 '싸이 테크'를 운영하고 있고 오디오뉴스를 위해 오디오클립도 운영하고 있지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포스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독자 중심의 미디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독자분들에게 글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형태로 테크M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소프트 랜딩을 향해서...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모든 일이 그런것처럼 비전대로만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기존 언론의 관습을 따라기도 하고,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사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테크M 구성원들은 모두 가슴 속에 '기자 중심' '독자 중심'이라는 생각을 새기고 일하고 있습니다.(저만 그런건 아니겠죠?!)


그렇게 한발씩 나아가면 분명히 다른 언론과는 다른 테크M만의 색깔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굳이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시간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급격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거부감을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뭐든 '소프트 랜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 랜딩을 위한 발걸음에 독자분들도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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