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9일 페이스북 노트에 썼던 글이다. 네이버와 라인의 전방위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 후배들과 이야기하다가 간단히 정리라도 해놓자는 생각으로 기록해 뒀다. 네이버나 라인에 대한 취재없이 생각난 걸 기록해두었는데 며칠 전 네이버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물었더니 정말 그러하다는 말을 들었다.
라인의 성공은 엔지니어들에게도, 기획자들에게도 엄청난 것을 선물해줬다. 특히 엔지니어들은 세계적인 통신과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이해, 전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설계와 운영 등등 국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고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닷컴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 이후 10여 년이 넘어서야 글로벌 서비스 하나 만들어 낸 게 참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가보지 못했고, 이루지 못했던 일을 그래도 계속 도전해서 일구워냈다는 점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국이나 중국은 애초부터 대륙이니 그냥 서비스 하면 끝이었지만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그들 말고 글로벌 서비스로 성공한 곳들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 또 다른 꿈을 꾸고 또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싶다.
도안구 기자 eyeball@techsuda.com
저 위 사진은 JYP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http://www.jype.com/#/common/Artist...
앞으로 무조건 상단 사진은 아이돌로 채워보면 어떨까 싶다. ^.^ 미쓰에이. MissA, ‘근데 이름은 수지만 안다고 썼더니 박찬 님이 댓글로 알려주셨다. 왼쪽부터 ‘지아, 페이, 수지, 민’이라고. 감사합니다. ^.^
최근 후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 이야기가 나왔다. 확인된 건 없고 그냥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은 이야기들이다. 특히 유튜브라는 거대한 글로벌 플랫폼에 맞서 토종 브랜드가 해외로까지 나가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경우라서 더더욱 관심이 간 건 사실이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에서 개인들에게는 결코 문턱을 낮추지 않았다. YouTube 나 판도라TV (PandoraTV) 같은 회사가 개인들을 대상으로 먼저 문호를 열고 나서 B2B 와 협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네이버는 철저히 B2B 형태로 영상 서비스에 접근했다. 개인들에게 열 경우 얼마나 많은 영상이 올라오고 이를 처리해야 될지 가늠이 안되는 상황을 회피하려 했던 게 아닐까 싶다. 또 동영상 저장과 저작권 이슈 등 비용과 사회적인 논쟁들이 발생하는 것도 달가와하지 않았을 거 같다.
물론 엄살도 떨었다. 올레 (olleh) KT 나 SK브로드밴드, 데이콤을 먹은 LGUplus 같은 데이터센터와 회선을 모두 가지고 있는 통신사들이 구글 유튜브와 역차별 하는 것도 확산의 걸림돌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한겨레신문 기사 : 유튜브에 밀리는 네이버·다음…“동영상 서비스 접어야 하나요”
여튼,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를 꾸준히 전개해오다가 브랜딩을 다시 했다.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이름은 TV캐스트. 이 전신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
네이버 TV캐스트에 대한 자료는 https://namu.wiki/w/네이버%20TV�...
특히 그 내용 중 아래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큰 거 같다.
5. 2014년 12월 말 유튜브의 한국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종료와의 관계점[편집]
네이버 TV캐스트의 흥행을 위하여 2014년 말 KBS를 제외한 MBC, SBS, Mnet, 종편 모두 유튜브의 한국에서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종료하여 국내 유저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광고 선택권도 자신들이 가지고 수익의 대다수(60%)도 떼어가는 유튜브와 달리 네이버에서 동영상 부문에서의 흥행을 위하여 광고 수익의 대다수(90%)를 방송사에 제공하고 광고 영업권까지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5.1. 결과?[편집]
유튜브의 한국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종료 이후 다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들은 트래픽이 그대로인 반면에 네이버 TV캐스트는 150% 이상 트래픽이 상승하였다고 한다. 덕분에 네이버 TV캐스트는 다음 TV팟, 아프리카TV, 판도라TV 등 국내 동영상 사이트들을 제치고 동영상 사이트 부문 트래픽 2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네이버 스타캐스트 에서 진행됐던 인터넷 생방송이 아이돌 팬덤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고, 이것이 더욱 발전하여 네이버 V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자세한건 항목 참고.
연합뉴스의 관련 기사를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연합뉴스 기사 : 네이버 TV캐스트 '약진'…국내서 유튜브 `흔들'
네이버는 그동안 신문사들이 기사 내에 광고를 탑재해서 네이버 뉴스에 보내는 걸 철저히 차단해 왔다. 그리고 그 옆 광고는 혼자 독식했다. 한 때 언론사들의 동영상 뉴스 전문 플랫폼으로 협력을 하려던 http://www.tagstory.com/ 또한 네이버의 광고 차단 때문에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방송 콘텐츠에 대해서는 뭐가 그리 아쉬웠는지 흔쾌히 자기네 수익을 양보하는 미덕을 보였다. (근데 왜 신문사들은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차별하는 네이버에게 아무말을 안하니. ^.^)
수익 관련해서는 심재석 기자가 쓴 아래 기사를 읽어보면 된다.
여튼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엄청 늘어났지만 네이버 입장에서도 마이너스는 아니다. 겉으로만 우는 척 할 뿐이다. 대신 미래 떠오르는 콘텐츠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존재감이 없었던 네이버가 단숨에 국내 1위로 치고 나온다. 유튜브 멀쩡히 보던 국내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네이버TV캐스트를 봐야 하는 지경이 된 거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방송사들도 흔쾌히 이 결정을 받아들인 거 보면 정말 퀙...퀙..퀙..
이 서비스를 통해서 네이버는 한류팬들에게 영상 서비스 회사로서 ‘나도 있소이다'라는 존재감을 알리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게 얼마나 되겠느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동영상 분야에서 네이버의 존재감이 커진 건 방송사들이 네이버의 카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많은 웹드라마도 선보이고 별의 별 노력을 기했지만 공중파나 종편들 영상 유통을 확보하면서 얻은 건 엄청난 성과다.
특히 신서유기의 경우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동영상 파트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수년간의 실험이 이제서야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상금을 걸고 개인 창작자들을 겨냥한 이벤트를 하고는 있지만 이건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거 같다. 재미나게 만든 이들은 이미 다른 곳에 둥지를 터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여튼 방송사들의 연합체가 내민 카드에 고개를 숙인 듯 보이지만 우는 아이 달래듯 기발한 전략을 구사한 네이버 전략가들에게 박수를.
(update) 방송사들은 기본적으로 자사 콘텐츠에 대한 해외 판매에 집중한다. 포맷을 수출하거나 합작을 하거나. 그런데 전세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생각들은 잘 하지 않는 거 같다. 아니면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거나. 이해 관계가 아주 복잡하기 때문이기도 할 거 같다. pooq.co.kr 도 해외에서는 시청할 수 없도록 IP를 차단해 놓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중간 상인들을 다 정리해야 하는데 그걸 누가 총대메고 하기도 힘들 거 같다. 이걸 네이버가 동남아 대상이기는 하지만 하나 하나 해내는 거 보면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기도 하다. (updata)
그리고 나서 야심차게 준비해서 2015년 7월 31일 나온 서비스가 바로 https://campaign.naver.com/v/lineup... . 아래는 네이버가 보낸 보도자료 전문이다.
네이버(주)(대표 이사 김상헌)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V(브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31일 출시하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첫 방송은 8월 1일 오후 10시부터이며, YG엔터테인먼트의 ‘위너’와 ‘아이콘’이 그 주인공이다.
스타들의 실시간 개인 방송을 콘셉트로 하고 있는 V의 시범 서비스에 참여하는 팀은 빅뱅, SM TOWN, 비스트, 방탄소년단, 원더걸스, 카라, AOA 등 25개이며, 참여하는 스타들은 지속 추가될 예정이다. 정식 버전에서는 아이돌이나 걸그룹 외에 배우 주원, 서강준을 비롯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스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V에 참여하는 스타는 개별 채널이 개설되며, V앱에는 매일 2~6개의 콘텐츠가 공개된다. 라이브가 끝난 영상의 경우 VOD로도 즐길 수 있다.
V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공연 등 큰 이벤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스페셜 라이브(Special Live)’와 음악 외 요리, 뷰티, 교육,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가 만들어가는 콘텐츠인 ‘앱 라이브(App Live)’, 예고 없이 스타의 진짜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스폿 라이브(Spot Live)’ 세 가지다.
‘스페셜 라이브’의 경우 위너, 아이콘을 시작으로 3일에는 원더걸스, 4일에는 빅뱅, 5일에는 샤이니, 6일에는 B1A4가 첫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원더걸스와 B1A4는 새 앨범 컴백 무대를, 빅뱅은 ‘GD&TOP’ 유닛 앨범 출시 라이브를, 월드 투어 중인 방탄소년단은 7일 태국에서 생중계를 진행 할 예정이다.
‘앱 라이브’에서는 ‘2PM 택연, 우영, 닉쿤의 요리 방송’, ‘AOA 혜정의 바디뷰티’, ‘에이핑크의 고민 상담 라디오’ 등 셀럽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네이버는 한국시간 기준 매일 오후 10시부터 12시를 ‘V- 타임’으로 정하여 생중계를 집중 노출하고, 요일별로 스타를 지정하는 요일별 콘텐츠도 병행해 주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용자는 마켓에서 V앱을 다운로드한 후 네이버나 페이스북 계정(글로벌 이용자들은 라인,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 할 수 있으며, ‘스타 팔로잉 기능’으로 좋아하는 스타의 방송이 시작하면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향후 생중계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Upcoming’, 팬의 활동 지수를 바탕으로 스타와 팬의 케미지수를 보여주는 ‘케미비트’ 기능으로 재미를 배가 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V는 글로벌 이용자들을 위해 실시간 자막 서비스도 지원한다. 시범 서비스에서는 영어를 적용하며, 8월 말 정식 서비스에서 중국어와 일어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네이버는 그간 방송된 스타캐스트의 인기 영상 150여 편도 번역 작업을 통해 V 앱으로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제공한다.
네이버 연예&라이프스타일 박선영 센터장은 “스타들의 소탈한 일상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글로벌 팬들의 댓글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것”이라며 “향후 V에 참여하는 셀러브리티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국내 스타뿐 아니라 해외 스타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8월 중순 iOS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며, 8월 말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도자료>
네이버는 2013년 동영상 서비스를 재정비하면서 TV캐스트를 내놓은 지 2년만에 모바일과 글로벌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V’까지 내놓았다. 특히 V의 경우 국내 사용자보다는 정말 한류 팬들이 열광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해상도도 자동, 144p, 270p, 360p, 720p로 모바일 접속 환경을 겨냥해서 제공하고 있다. 자막들도 달 수 있고, 가수들 생중계 될 경우 사용자들이 알아서 자막도 달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향후 네이버가 직접 자막 서비스를 제공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모바일 분야에서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를 글로벌하게 제공하게 된 기술적인 배경도 궁금하다. 이건 그냥 어디까지나 추정인데 네이버의 경우 메신저인 ‘라인'을 통해서 전세계 네트워크 망에 대한 이해도를 상당히 높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털 서비스들의 경우 통신사들이 개차반인 해외망 인프라 구축과 졸라 비싼 비용 책정으로 인해서 국내 이외를 벗어나서 제공되기는 힘들었다. 내부 인프라는 고속도로인데 나가는 해외망은 한 2차선 비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이 바뀌었나 모르겠다. 아니면 연락주세요..ㅎ.ㅎ
(update) 라인의 경우 일본을 비롯해서 동남아 스페인, 남미 국가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개발자 행사에 가면 항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동통신 데이터 망이나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망, 전세계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CDN) 에 대한 파악과 관리, 운영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이런 노하우 덕에 V를 동남아 전역의 고객들에게 끊김없이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updata)
특히 동남아 각 지역, 스페인, 남미 등등 네이버에 근무할 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설계와 아키텍처,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CDN 망 구축과 운영 노하우는 라인팀 이외에 누가 경험해 봤을까 싶을 정도다. 라인이 개발자 행사에서 매번 강조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경험들의 공유다. 라인(LINE)은 개발자 컨퍼런스인 ‘라인 디벨로퍼 데이 2015(LINE DEVELOPER DAY 2015)를 11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했다. 지난해는 인력 채용을 위한 맞춤형 세션 구성이었는데 올해 주제는 ‘The platform of Today’ 로, 라인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기술과 조직 문화 등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그만큼 탄탄한 자신감이다.
동남아 지역은 라인의 집중적인 공략지역이면서 한류가 여전히 통하는 지역이다. 예전에 별에서 온 그대 http://program.sbs.co.kr/builder/pr... 에 라인 PPL을 하면서 인지도를 알리고, 현지 마케팅도 진행하면서 양동 작전을 구사했다. 역시 마케팅을 정말 잘하는 회사 같다. 개부럽.
네이버가 개인 대상으로 동영상 플랫폼을 열어주지는 않지만 일본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네이버 日 라인, 동영상 사업 박차 ( 지디넷코리아 (ZDNet Korea) 기사)
라인을 통해서는 새로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라인을 가지고 일본 유명 연예인들 개인방송 채널도 열어줬다. 페이스북 라이브스트림이나 트위터의 periscope와 비슷한 전략. 근데 왜 우리들에겐 안 여러주는 거야. 엉엉.
네이버는 지금 국내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동영상 서비스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네이버와 라인이 가진 장점을 서로 긴밀히 연합해 대응하고 있는 거 같다.
끝으로 V 서비스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끈 인물은 장준기 네이버 동영상셀 셀장.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에 편집장으로 와서 6인의 네이버 팰로우를 커버 인물로 취재했었을 때 만났던 인물이다. 2014년 3월호 커버 참고(도서관 가서 읽어보세요. ㅠ.ㅠ) 당시 그 분이 인터뷰 때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내 아들이 네이버에 입사해 같이 근무하고 싶다.”
저랑 다시 한번 인터뷰 해주세요. 이제 안정화도 다 된 거 같은데.
네이버 동영상 전략 관련해서는 아래 글도 많은 참고가 될 듯.
보너스로 연합뉴스 이광빈 (Kwangbin Lee) 기자의 글을 하나 투척. 국내 인터넷 생중계 역사를 기록했던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 김연아. ㅎ.ㅎ 생중계 시간이 11시 30분이었나 12시 30분이었나. 그래서 국내에서는 엄청난 이들이 연아 시합을 인터넷 생중계로 봤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