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다 보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식물을 통해 알게 되고,
때로는 식물의 비실한 상태를 보며 잠시 관심을 두지 못했던 나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봄이 왔다. 어떤 식물들은 힘차게 줄기를 뻗으며 봄을 맞이하는가 하면, 어떤 식물들은 아직 힘이 없어 따뜻한 봄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하지만 식물을 키우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먼저 성장하는 식물이 반드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며, 비실거리는 식물이 계속해서 약한 것도 아니다.
때로는 비실거림 속에서 꿋꿋이 버티며 뿌리를 깊게 내리는 과정인 경우도 많았다.
나는 베란다에 쳐 두었던 보온 비닐을 걷어냈다. 식물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리는 듯한 순간이었다.
그러자 새순을 내는 식물들이 마치 나에게 대답하는 것 같았다.
"우린 이미 봄이 온 걸 알고 있었어."
온실 속의 화초는 오히려 나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