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
가족들보다 자주 보는 것 같은 대학 동기들은 벌써 햇수로 9년 차 친구들이 됐다.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지만 괜히 어정쩡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 그런 관계.
만나게 되면 학교 한 바퀴는 꼭 걷는다. 또 보자.
저 비둘기가 소중한 나의 인연이라는 것은 아니다.
고향에 올 때면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던 독서실 주변을 한 번쯤은 들르곤 한다.
회상에 잠기고자 하는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벤치에 앉아서 느끼는 아련함이 좋더라.
집에 오니 달팽이 두 마리가 열심히 자라고 있다.
비 오는 날 엄마가 납치해 온 녀석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옴뇸뇸 거리면서 먹는 모습이 꽤나 귀엽더라.
혈육.
말로는 표현 안 하지만 어찌 보면 나와 가장 닮았기에 가장 많이 의지하는 존재.
나도 나름 경청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혈육 앞에서는 떠벌이가 되더라.
요즘은 맛난 디저트와 커피를 마시는 게 좋더라.
먹다 보니 디저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
달리기는 고향에 와서도 못 놓겠더라.
아침에 뛰자고 하면서 만날 밤에 나와 뛰고 있는 아이러니.
스시와 돈가스를 양자택일 해야 했던 날.
돈가스를 택했고, 만족스러웠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담백한 글귀로 채워진 점이 좋더라.
괜히 믿음이 가잖아.
역시 요새는 아늑한 톤과 식물만 보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켜진다.
조만간 내 방에 식물 하나 들여야겠다.
여름이 좋아진다.
찰나의 순간에 사진을 찍어주는 게 좋더라.
그 시간과 공간에 박제되듯이.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께 술을 샀다.
스물여덟 먹도록 밥 한 번 못 사드리고 있다가 고기와 소주를 사드렸다.
그들의 눈에 나는 아직 갈길 먼 꼬꼬마일 테지만
어른 대 어른으로서 마주 한 느낌이 꽤 좋더라.
술잔 주고받는 느낌 알잖아!
큰 놈을 데리고 왔다.
감성은 불편한 게 맞다.
저 녀석 때문에 자취방 정리를 다시 했다.
하지만 꽤나 괜찮은 취미를 갖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