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훈 Jun 23. 2024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들

앉아만 있지 말고

무기력한 날들을 박차고 나갈 용기가 필요한 날이 있다.

다가오는 장마를 생각하면 더더욱.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들.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다가오지 않는 것들.

내 곁에 두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초보 식집사가 됐다.

콜렉트마이페이보릿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들인 ‘코니오그램 무늬고사리’.

초심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사장님의 말에 덜컥 겁이 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곁에 두고 애정을 쏟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납치해 온 녀석.

매일 아침과 저녁 나의 시선을 내어주는 일은 꽤나 근사한 일로 자리 잡고 있다.

해방촌에 위치한 서울 바이닐.

디깅을 하러 온 건 아니고  Wave to earth의 LP를 구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202호의 저주에 걸릴 뻔했다...

Oasis, 나미, Utada Hikaru, Anri.. 사고 싶은 것은 많았으나 한 달에 두 개.

수집도 절제해야 제 맛일 거라 나를 세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결국에 집에 모셔온 것은 이 녀석. 마블판은 20만 원이 넘는다나 뭐라나.

주말은 혈육의 서울 나들이를 책임졌다.

혈육이 수집한 맛집들을 뒤로한 게 살짝 미안했으나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자 지극히 내 취향의 양식집을 데려왔다.

뇨끼, 찹스테이크, 리가토니.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봐야 안다고.

맛집을 좀 더 다녀봐야겠다.

비가 오는 게 좋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싫다.

여기는 불호의 기록보다는 호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굳이 호의 기록을 남겨보자면,

실내에서 마주하는 비는 좋다. 소리, 냄새.

실내에서는 쾌적했던  낭만이 밖으로 나가면 어디 한 구석 고장 난다.

나 혼자 산다에 등장했던 성수동의 바 겸 카페.

주말임에도 처음 들어갔을 때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다.

비고 오고, 성수동 중심지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기 때문일까.

Chet baker의 Everything happens to me를 슬쩍 신청곡으로 적어본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유튜브에서 티모시 샬라메 버전을 꼭 들어보시길.

오래간만에 요리를 했다.

내가 잘하는 된장찌개. 그리고 마트표 제육볶음.

요리를 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맛있는 걸 사 먹는 것도 좋지만,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나를 돌보는 게 요리인 듯하여.

유전자 최고.

이번주도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프렌치 수프.

앞에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라고 느낀 것도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느낀 바가,

“와. 요리야말로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당신은 나의 요리사”라는 말이 ”사랑해 “, ”사랑해 줘 “라는 말로 들리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쓸데없이 낭만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