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교토 여행 보고의 건-(2)
여행 둘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주구장창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무색하게 날씨는 화창하고 덥고도 습했다.
둘째날은 난바와 도톤보리를 벗어나 우메다역으로 향했다. 전날 생각보다 많이 못 먹은 게 분하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몬자야끼를 끝장내러 도착했다.
짝꿍이 여행 계획할 때부터 너무나 먹고 싶어 했던 음식이라, 나도 기대를 많이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하지만 내가 이 몬자야끼에 실망했다고 했는가? 아니다. 너무 맛있었다.
재료를 현란하게 다진 후에 반죽을 붓고, 다시 한번 우다다다 다지고 마무리로 파슬리를 뿌려 완성을 해주신다. 보시다시피 완성된 모습을 보면 비주얼이 썩 좋은 음식은 아니나, 물컹한 듯하나 반죽 속에 숨어있던 떡이 쫀득한 식감을 불어넣어 주고, 짭쪼롬한 명란이 감칠맛을 불어넣어 준다. 비루와 함께 먹었더니 최고의 아침식사가 됐달까.
간단하게 먹구, 루쿠아 백화점을 구경했는데 지브리의 나라답게 어딜 가든 토토로가 있다. 그래서 이웃집 토토로일까?
다음은 타코야끼 먹으러 왔다. 원래 ‘하나다코’가 유명한 곳인 것 같은데, 줄이 진짜 옴팡지게 길어서 근처의 다른 타코야끼 집으로 왔다. 짝꿍이 순발력 있게 찾아준 덕분에 ‘시오야,라는 타코야끼 집으로 왔다.
여기도 한 2-30분 기다리기는 했다만 하나다코였다는 1-2시간은 기본이었을 것 같다. 사진에서는 하나만 시킨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 더 시켜서 12개 먹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타코야끼 가게’라는 별칭답게 주인분께서 정말 작고 작은 공간에서 쉴 새 없이 타코야끼를 만들고 계셨다.. 너무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한 타코야끼는 명작이었다. 짝꿍과 12알을 호호 불면서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나왔다.
야무지게 타코야끼를 먹구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재밌는 문구. 틀린 말은 아닌데, 폐를 끼치지 말라는 말이 꽤나 직설적이라 꽤나 인상적이었달까나.
걷다 지쳐 도착한 곳에는 카페가 있으리. 사실은 미리 찾아보고 온 곳이다. ‘살롱 드 아만토’라는 곳인데 빈티지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이다. 초록초록한 외관이 신비함을 자아낸다. 내부는 다락도 있고, 좌식으로 된 곳도 있어서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는 디저트가 품절이었어서 음료만 먹고 왔는데 두고두고 아쉽다.. 커피나 음료 맛은 평범했다!
저녁은 드디어 이치란 라멘. 일본 첫 라멘을 이치란으로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미 킨류로 경험을 당해버려서 치란이한테는 죠또 스미마셍하긴했지만 앞에 49명 대기를 보고 미안한 맘이 싹 가셨다.
다행히도, 49명을 다 기다리지는 않았다. 25명쯤 됐을 때 내점하라는 안내가 왔다.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치란에 입성할 수 있었다.
한국인은 보통 5-7배로 먹는 것 같아서 남들 먹는대로 비숫하게 주문을 해봤다. 짝꿍도 나도 6배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매콤해서 놀랐다. 킨류와 비교하자면 이치란이 조금 더 우위에 있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
밥 먹구 소화시킬 겸 도착한 헵파이브 대관람차. 한국에서 클룩으로 예매 후에 대기 없이 입장하였는데, 와... 생각보다 진짜 높다. 짝꿍하고 같이 안 왔으면 혼자 호들갑 떨면서 엉엉 울었을 것 같다.
그래도 오사카 전경이 한눈에 보여서, 밤에 관람하길 꼭 추천드린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위장이 후달달 떨리면서 소화가 다 됐는지 배에 기름칠 좀 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도착한 야키니쿠 가게. 이름은 ‘쇼와 호르몬 야키니쿠’. 갈빗살, 등심, 네기마요, 안창살 정도 구워 먹은 것 같다.
옆테이블의 현지인 아저씨들이 불길을 안 잡고 직화로 멋들어지게 구우시길래 따라 했는데, 내가 하면 직원 분들이 달려와서 바로 얼음을 투척해 주셨다. 나도 잘할 수 있는데...
그래도 직원분들이 정말 활기차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고 나왔다. 생각보다 기름져서 배에 기름칠하고 싶다면 방문 강력 추천이다.
이제는 무르익어가는 밤이 아쉬워진다. 타지에서 밤을 보낸다는 사실이 설레기도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쉬워 허전한 마음을 사케로 달래보고자 숙소 근처의 사케바로 향했다. English ok!라는 쾌남의 향기가 가득 하나 사케바 초코초코라는 다소 깜찍한 가게 이름.
이곳의 고등어구이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하나 주문해 보았고, 짭쪼름함을 중화시켜 줄 오니기리도 함께 주문하였다.
고등어구이는 비린내 하나 없이 깔끔하였고,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 그리고 느껴지지 않는 가시는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사장님께 추천받은 3종의 술은 내가 거의 다 마셔버렸지만..! 짝꿍도 안주는 야무지게 먹어주어 너무너무 행복했다!
사실은 이렇게 먹고도, 편의점 가서 이것저것 주워 먹었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것 같아서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드디어 교토 여행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시구,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