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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Kim May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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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8개월 1일

만두는 말 느는 속도가 빠른 만큼 말 안 듣는 속도도 빠르다.

작용과 반작용은 어디에나 있다.


만두의 집안 내부 이동 수단이 처음엔 주로 아빠에게 안겨 이동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엔 타요 자동차를 타고 어디든 오간다.

어디서든 아빠를 불러 안아달라고 하면 내가 스킨십을 좋아하기도 해서 보통 아이 부름에 대답을 하고 아이에게 다가가 가고 싶은 곳까지 아이를 안아다 줬는데 요즘엔 그 자리를 타요 자동차가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제 나를 덜 찾으니 편해진 거라고 해야 하나?

아침에 눈을 뜨면 범퍼침대 앞에 주차해둔 차를 타고 방을 이동하는 것이 기본이고 가끔 밤에 자다 갑작스럽게 깰 때도 옆 방에서 엄마 아빠가 TV를 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면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타요를 유유히 밀고 나타난다.

그 모습이 또 얼마나 귀여운지.

시간이 더디게 흘렀으면 하는 순간이 바로 이런 순간이다.


같이 노는 언니, 오빠들이 모두 가지고 있으니 킥보드를 갖고 싶은 게 만두의 자연스러운 요구사항이었는데 사실 사주긴 하면서도 잘 탈거라는 믿음은 없었다.

그냥 던져주면 가지고 놀기라도 하면 다행이겠거니 했었는데 정말 중심을 잡고 한 발로 곧 잘 타는 요즘이다.

우리는 그 모습이 학권을 쓰는 것 같아 구미동 학 선생이라는 별명도 붙여 줬는데 어쨌거나 그런 활동이 야외활동이기도 하고 아이의 운동 신경을 키워주는 일 같아서 내심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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