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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n 01. 2019

S3#24 이란 비자 발급

19.05.29 그리고 즐거운 만남

  어제 성공적으로 이비자 신청을 마치고 대사관을 가기 위해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출근길에 나를 태워주고 자유광장 근처에서 프린트도 한 다음 이란 대사관으로 향했다.

너무 고마운 나의 호스트

  최대한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면서 들어갔다. 밖에서 벨을 누르고 비자를 받으러 왔다 남한 사람이다 이비자를 신청했느냐고 물어서 했다고 말하니 문을 열어줬다. 공항 검색대 같은 것이 있는데 아마 사용하지 않는 듯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이 끝이고 여자분이 내 여권을 받아가지고 들어갔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다른 남자분이 나오셔서 영어로 돈을 내야 한다고 설명해주셨다. 38유로이고 은행 이름을 알려주셨는데, 여기서 사람이 참 끝까지 집중해서 말 잘 알아들어야 한다는 게, 은행 가서 납부를 하고 영수증을 받아오면 오전에 이란 비자업무는 끝이었는데 나는 헛걸음을 해서 3번을 오게 된다. 은행 위치를 사진까지 찍어서 은행으로 룰루랄라 향했다. 은행을 찾는데 조금 애먹었지만 다행히 입성하고 들어갔는데 은행 어느 누구도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 환전을 해서 대사관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 나는 환전을 해달라고 했지만, 다들 밖 어딘가를 가리켰고 나는 아무리 확인해도 이 곳이 맞는데 왜 안 해주나 생각을 한다.

 나가서 보니 바로 옆에 이런 사설 환전소가 있었는데 아마 여기서 하라는 얘기로 알아듣고 나는 38유로를 환전을 했다. 그마저도 잔돈은 안되기 때문에 40유로를 바꿨다. 그리고 조금 덥고 가는 언덕길은 높지만  대사관으로 향했다. 근데 여자 직원분이 친절히 다시 설명해 주셨고 이윽고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얼추 11시 40분 빨리 갔다 오면 가능했으나, 다시 돌아가서 은행으로 가니 직원도 씩 웃는다. 아마 대략 이란 비자인 줄 알았을 것이나 소통이 안돼서 설명을 못해준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한국이 일처리가 빠른 게 여기서 아마 바로 징수하고 영수증을 주었으면 오전에 끝낼 수 있었을 건데, 은행에서 거의 20분을 또 잡아먹었다. 그리고서는 그냥 오전에 비자 발급을 포기헀다. 그러는 사이, 다른 터키 친구와 연락을 했다. 근처 회사에 있는데 점심때 라마단이라 밥은 안 먹지만 휴식시간이 있으니 나와서 나를 만나겠다고 한다. 마침 메이단 근처였고 어차피 비자도 오후에 받을 거기 때문에 만나기로 했다. 은행에서 시간이 늦어져 그녀가 은행으로 왔다.


19년 5월 트라브존 환율 참고

 이 작은 도시 트라브존에도 세종어학당이 있어 한국어를 배우려고 모여든 터키인들끼리 커뮤니티가 있고, 한 명을 친구 맺으면 추천추천 삼아 건너 건너 많이 알게 된다. 지금은 어학당이 없어졌다지만, 터키에도 한류가 대단함을 새삼 느꼈다. 전통공예를 하는 어떤 곳에 데려가서 구경을 하고 어딜 가고 싶냐 물어서 금식을 하는 그 친구도 힘들고 나도 몇 번 왔다 갔다 하느라 진을 빼서 카페에서 쉬자고 제안했다.

 제법 근사한 카페가 있었고 라마단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신앙심이 투철한 이 친구는 먹지 않았고 나도 레모네이드를 하나 시켜 마시며 그늘에서 쉬었다.

 이 친구의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나를 한 미용실로 안내해서 데려다주었고, 나는 그곳에서 머리를 잘랐다. 인도에서 쓴 맛을 본 적이 있어서 신중을 기해서 사진을 보여줬고 당부 또 당부를 거듭한 후 그의 손길에 나를 온전히 맡겼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버거킹에 가서 햄버거도 먹고 여유 있게 대사관으로 돌아갔다. 사실 대사관이 아니라 영사관인 것 같긴 하고 영업시간이랄까 적혀있는 것은 9~12 그리고 14:30~17:00이다. 돌아가서 영수증을 보여드리고 나니 금세 비자가 나왔다. 2019년 05월 29일, 발로 뛴 후기, 이 루트를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트라브존에서 이란 비자는 E Visa 신청 후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38유로.

 그리고 내일 우준괼을 가고 싶어서 여행사에 알아봤는데, 50리라에 왕복 가능인데 이 곳에 도착시간이 6시라서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란은 여러 가지 경제 제재 영향으로 ATM 등이 없어 여행하려면 꼭 현금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고민 끝에 유로로 300을 준비하기로 했고, 발품을 팔아 조금 더 싼 곳을 찾아 300 유로를 환전했다. 고이 뱃속 복대에 모셔놓고 더위를 피해 어느 카페를 갈까 하던 중 큐브라가 연락이 와서 만나기로 했다.

 큐브라는 한복을 입고 나타났다. 남성 한복이기는 했지만, 정말 대단한 한국 사랑이고 고마운 일이었다. 안내한 곳은 어떤 트라브존 박물관인데 사실 영어가 하나도 없어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없는 게 아쉬웠다.

 다른 박물관을 가자고 했지만, 오늘의 3번 왕복 해프닝을 설명하고 쉬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근처 어떤 공원에 갔는데 정말 예쁘게 꾸며져 있는 곳이었다. 마침 대학생들이 와서 졸업사진을 찍고 있는 듯했고, 재기 발랄한 대학생들의 포즈를 따라 우리도 몇 컷 찍었다.

 그러다 만난 터키 아저씨들이 있었는데, 옆에서 같이 셀카로 꽃에서 찍고 계신 모습이 너무 귀여우셔서 같이 찍자고 제안했고 한 컷 남겼다. 나중에 큐브라가 얘기해줬는데 아저씨들도 나와 함께 찍고 싶으셨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기분 좋은 한컷

 저녁 즈음 큐브라는 약속이 있다고 해서 돌아갔고 나는 메이단으로 향했다. 아마 라마단 기간은 저녁만 먹기 때문에 가족들과 약속 혹은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하는 게 보통인 것 같았다. 그나마도 추천받은 식당에서 케밥을 먹어보기로 했으나 2~3층이나 되는 식당들이 이 라마단 기간에는 항상 풀 부킹이다.

 부킹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다시 큐브라와 만나 어떤 루프탑 카페로 향했다. 음료와 케이크를 먹었는데 우리나라만큼 케이크가 맛있는 곳을 나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아직은 서툰 한국어지만 대단한 열정을 가진 큐브라와 좋은 이야기를 나누다 돌무쉬를 잡아타고 호스트에 집으로 돌아왔다. 

호스트의 집 가는 길

아마 내일 저녁에 나는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기에 아침에 인사를 하기로 암레와 이야기를 하고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그 늦은 밤에도 빨래를 하게 허락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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