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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n 12. 2019

S3#28 이란 국경 넘어가기

19.06.02 국경에는 언제나 사기조심!!

 4시 차를 타기 위해 2시즈음 호스트와 함께 다시 시내 중심의 쇼핑몰로 향했다. 마지막 점심을 어떤 걸 먹겠냐고 해서 아마 이란에 가면 없을 버거킹을 먹겠다고 하고 마지막 식사로 와퍼를 골랐다.

묶었던 방과 집을 나오면 흔히 보이는 뒷산 뷰


 그리고선 어제 들렀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그 뒤로 쿠르드족 아이들이 앉았는데 누가 봐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밖에 안돼 보이는 아이들이 담배를 태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눈인사를 하고서는 호스트에게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고 하길래 짧은 영어로 묻는 질문을 몇 개 받아줬더니, 이내 호스트에게 무슨 얘기를 한 모양인데 대뜸 한국에 가면 한국 여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단다. 썩 유쾌한 대화는 아니었다. 참 여자 얘기를 빼놓지 않고 노골적으로 들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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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같이 돌무쉬를 타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터키 사람들 중 테헤란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어떤 터키 남자가 자기랑 같이 가자고 했단다. 영어가 안돼서 중간에서 통역해줬는데, 그 남자가 같이 10달러 정도 택시를 타고 타브리즈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했다고 했다. 호스트가 비싸다고 하니 그럼 바로 5달러씩 내자고 했다는데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현지인이 있는데도 치는 모양이다. 다행히 터키 말을 몰라 못 알아들었지만 호스트가 이내 나에게 전한 말은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니 그냥 따로 가는 게 낫겠다고 했다. 

 돌무쉬를 타고 터키 국경에 가면 대략 4시 20분, 국경 사이를 걷고 수속하는 시간이 대략 20분이 걸린다.  Maku라는 마을에서 가는 테헤란 버스 막차는 8시, 타브리즈는 11시까지 있다. 중요한 건 넘어가자마자 1시간 30분의 시차가 있어서 마쿠에 도착하면 거의 7시가 된다. 택시가 노후되고 버스가 느려서 내가 버스를 타고 타브리즈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가 넘었으 아마 타브리즈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으면 놓쳤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 곳을 지나


이런 길을 쭈욱 걸어간다

 10리라를 내고 국경에 도착, 짐을 들고 10분 정도 걸어가야 이란 국경이 다시 나온다. 육로를 넘는 여행자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이란에 가서 버스표를 사려면 이란 돈이 필요하다. 경제제재의 여파로 Visa나 Master 카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ATM 출금이 불가한 이란 돈 환전을 육로로 넘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길거리 잡상인이나 버스기사에게 해야 한다. 유로를 바꾸기에는 불안했고 아직 터키 유심이 잡혔기 때문에 구글 환율기로 검색해볼 요량으로 말을 거는 어떤 사내에게 140리라 정도를 환전했다. 대략 25,000원 돈이고 이 정도면 테헤란 가는 버스와 간단한 휴게소에서의 식사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환전을 했다. 어제도 적었지만 절대로 구글에 나오는 이란 환율을 믿으면 안 되는 것이 우리나라보다 100배 정도 큰 단위가 오가기 때문에 크지 않은 사기를 당한 것이 25,000원을 주고 10,000 어치 이란 돈을 받았다. 유로를 안 바꾼 것이 다행이다. 어쩔 수 없이 길거리 사람에게 바꾸되, 그전에 정확하게 환율을 현지 사람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놓고서는 조금 손해 볼 요량으로 바꾸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달러는 100단위이기때문에 100~300리라 정도를 국경에서 환전해두면 일단 이란 도착 하루 이틀은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이란은 비자를 별도 종이로 주는데 도장 역시 그곳에다가 찍어준다. 미국 출입을 못하는 것을 우려해 방문하지 않는 여행자들 배려한 조치이다. 그러나 육로이고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하고 혹여나 하는 우려에 이란에 있는 친구에게 페르시아어로 이 내용을 적어달라고 했고, 보여주니 흔쾌히 종이에다가 입국도장을 찍어주었다.

여기가 이란 입국 도장받는 곳

 모든 정보가 없어 이란으로 건너오고 나서 정말 막막했다. 여차하면 돈 뽑아서 택시 타거나 비행기 타버리지 뭐 이런 필살기도 쓸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초 긴장 상태로 주변을 둘러봤다. 이란 사람들이 주몽을 좋아하고 동양인 여행객이 드물어서 호의적이고 그런 얘기는 전혀 느낄 수 없고 다들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쁘고 몇몇 환전으로 한탕해 먹으려는 사람들만 정말 끈질기고 달라붙었다. 심지어는 미리 받아온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물어봐도 다들 그냥 훠이훠이 하면서 차를 잡아타고 떠나버렸다. 다행히 개미 오줌만 한 신호가 잡혀 터키 유심으로 이란 친구와 연락하면서 마쿠에 가는 택시를 찾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승용차에 사람들이 꾸겨 타는 곳이 있는데, 그것은 일단 그 국경 바깥까지만 이동하는 것이라 그걸 대충 싼 가격에 타고 언덕을 내려가야 한다. 나는 그 차로 마쿠 까지 가는 것인 줄 알고 전화기를 대동하고 흥정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예를 들면 이 곳이 김포공항이라고 치면 그 공항 밖으로 나가는 셔틀버스 같은 개념이고 나가고 나서야 진짜 택시들이 서있다. 

 


이 곳이 이란 국경


일단 몸을 구겨 넣고 밖으로 이동하자

 6명이 구겨탄 승용차로 언덕을 내려오니 입국 장문이 따로 있었고 내리자마자 순식간에 환승이 이루어졌다. 내려서 따로 택시를 잡을 필요 없이 싱글벙글한 기사님이 차 하나를 불러 차를 태워줬다. 이미 위에서 흥정한 가격이 있는데 사실 그전에 들 은말로 2천 원 이상 주지 말라고 했는데 5천 원어치를 부른다. 근데 거리가 25km 정도 되기 때문에 사실상 심한 눈퉁이는 아닌 것 같다. 들어오자마자 느낀 거지만 차들이 정말 정말 낡았다. 아마 이것 또한 수교가 많이 단절된 상황에서 노후된 차들을 수입해서 타는 그런 실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나라 프라이드가 다 이란에 와있다.

내가 탄 차


 마쿠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7시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오자마자 시차가 1시간 30분이 플러스되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 8시까지 버스가 있기 때문에 다행히 버스를 잡아탔다. 영어를 하는 어떤 아저씨가 정신없이 가방을 낚아채고 이란 돈이 부족한 걸 대번에 알고 터키 리라 나머지 100을 집어 들더니 표와 환전을 동시에 하면서 이게 얼마인데 표 빼고 얼마를 주겠다고 스윽해 먹는다. 이 역시도 대비가 안되어있으니 할 수 없을뿐더러 사실상 이곳에서는 이 사람이 기분 나빠서 표 안 판다 해버리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표와 강제 환전당한 이란 돈을 들고 차에 올랐다.

 시트는 낡았지만 꽤나 크다. 자리가 어딘지 물어보고 앉아있었는데, 어떤 아들과 아빠가 타더니 비키란다. 그래서 앞좌석에 가서 어떤 남자와 앉았는데 버스에서 제일 목소리 크고 유쾌한 사람이다.

 터키와 비슷하게 깨워서 차와 비스킷을 나눠줬는데 너무 맛있었다. 아마 라마단 시간에 맞춰서 끝나고 나서 승객들에게 주는 것 같았다. 11시쯤 어떤 휴게소에 들렀는데 사람들은 저녁을 먹고 당연 외지고 주문할 엄두가 나지 않아 비스킷을 사 먹었는데 옆자리 사내가 음료수를 하나 사줬다.

 감기 기운이 영 몇 주째 낫지를 않고 목이 건조한 것이 너무 안 좋아서 버스에서 꿀잠을 청했다.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적어본다.

-터키 도우베야짓 돌무쉬 4시부터 이란 국경으로 출발. 소요시간 20분~30분

-국경에서 소요시간은 20분~30분

-마쿠는 8시 막차 타브리즈는 11시 막차(테헤란행 버스)

-내가 탄 국경~마쿠 택시는 약 500,000리알

-1시간 30분 시차를 유념하고, 내가 탄 마크 버스는 타브리즈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정도였으니, 마쿠에서 테헤란행 버스를 타는 것이 택시비도 아끼고 안전하다고 생각. (마쿠 국경에서부터 22km , 타브리즈 300km)

-환전은 구글 환율 믿지 말고 미리 정확히 알고 가서 길거리 환전을 하되, 터키 리라를 소량만 해서 준비 해 둘 것(당장 버스비 간식비 테헤란 도착 후 택시비 등)

-2019년 06월 환율 1 Euro 145,000리알  1 Dollar 127,000리알 1리라 18,000리알

- 길거리에서 한다면 저 환율에서 조금만 손해 볼 생각하고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음


혹시 빠뜨린 것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해드릴게요

다 해서 700원...


내가 탄 버스와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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