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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n 11. 2019

S3#27 도우베야짓 여행

19.06.01 이삭파샤 궁전, 위닝


라마단에도 나를 위한 아침상.

 점심시간 즈음 집을 나섰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호스트가 직접 테헤란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 확인해주기로 했다. 이곳의 터미널은 한군 데이다. 어제 갔던 곳을 다시 가서 물으니 그곳에 계신 나이 드신 직원분이 굉장히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호스트는 꼼꼼히 듣고서 나에게 일러주고, 시티센터로 가서 돌무쉬가 출발하는 곳으로 가서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랬다고, 정확한 탑승 위치와 경로 등을 확인시켜주기 위한 호스트의 배려였다. 도우베야짓 시내는 작아서 삼거리에 주유소 옆에 있는 곳의 돌무쉬 모인 곳에서 매일 4~7시에 국경으로 출발한다고 했다. 가격은 10리라이고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거라 출발시간은 크게 의미가 없다.

 그리고 국경을 넘어가서가 중요한데, 테헤란까지 버스가 타브리즈와 마쿠라는 도시에서 출발한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는데 마쿠에서 타는 게 안전하다.

 

도우베야짓 버스 터미널

대형 쇼핑몰 옥상 루프탑에 있는 카페로 갔다. 터키 커피는 물과 초콜릿을 같이 주는데 굉장히 쓰다. 주문한 샌드위치가 1시간 만에 나와서 2시가 되서 이삭파샤 궁전으로 향했다.

 시내에서 환전소도 발견했는데, 국경 바로 앞 도시임에도 이란 돈을 환전하지 않는다. 곳곳에 암거래 상들이 있는데, 조심해야 하는 게 구글에 나오는 이란 돈 환율은 엉터리이다. 2019년 06월 기준 1유로 145,000리알 이다. 나도 당했지만 구글 이란 환율을 따라서 하면 절대로 안된다. 1달러는 125,000 즈음.

 호스트는 이 도시에 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이 궁전이 처음이라고 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모래성 같은 황톳빛의 궁전이 멋스럽다.

 방이 굉장히 많은 궁전인데, 사실 뭐 역사적인 장소에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이 큰 감흥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아주 거대하고 웅장한 건축물이 아니고서야. 호스트는 집에서부터 노래를 잘 불렀는데 이곳에 와서까지 큰소리를 노래를 부르는 통에 관람이 조금 방해가 될 정도였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이제는 꽤 수위가 높은 농담까지 서슴지 않는데, 터키 대부분의 사람이 영어를 못 알아듣는 걸 알고서는 약간의 조롱 섞인 농담도 하기 시작한다.

 궁도 멋지지만 이삭파샤 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도우베야짓 시내의 모습도 일품이다. 시내에서 차로 10분~20분이면 금방 오는 거리다. 그리고 내려가는 길에 박물관이 있어서 들렀다.

 규모가 너무 작아서 10분이면 다 둘러보는데, 궁전과 박물과 다 합쳐서 1시간이면 충분하


 다시 시내로 내려왔다. 호스트가 이곳에 플스방이 있다고 해서 같이 위닝을 하기로 했다. 안 한 지 10년은 됐지만, 게임강국인데 질까 싶어 내심 속으로 어떻게 봐줄지를 고민하면서 플스방으로 향했다.

 한국으로 지고 리버풀로 지고 바셀로 지고 대망신을 당하고 집으로 갔다.

 독실한 그 동생이 이번에는 영어로 된 무슬림에 관한 책자를 선물이라면서 읽어보라고 준다. 엄청난 포교 활동력이다. 하지만 냄비 받침으로도 쓸 맘이 없으며 가방에 자리가 없어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부드럽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두 형제가 어머니가 해주셨다는 음식과 라마준이라는 음식을 배달시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서는 역시나 차이를 마시며 시간을 때우다 손흥민이 출전한 챔스리그 결승전을 호스트와 봤다.


정리해보자면 도우베야짓은 터키를 갈 요량으로 지나치는 게 아니라면 관광으로는 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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