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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l 19. 2019

S3#52 타브리즈 가는 날

19.06.26 새로운 만남

 정말 정말 정들었던 테헤란과 그곳의 식구들과 아쉬운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12시쯤 터미널로 도착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버스도 있다

 긴 여정 끝에 타브리즈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다소 황량했다.

 사실 타브리즈는 칸 도반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서 들르는 것이 전부였다. 카우치서핑으로 구한 호스트는 마침 타브리즈 시내에서는 다소 떨어진, 칸도반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밤늦게 그곳에 떨어져서 그의 집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이 되던 찰나에, 다른 친구가 함께 저녁을 먹자고 했다. 거의 9시간에 가까운 이동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터미널에서 그와 만난 후 밥을 먹기로 했다.

 타브리즈에서 터키 반으로 가는 버스는 밑에 스케줄표에 나오듯이 아침 7시에 한대만 있다. 그리고 타는 곳도 테헤란 게이트라는 곳 옆에 있는데, 터미널에서 타는 것이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영어가 유창한 이 친구는 엄청난 미남이고 부자인 듯했다. 아버지 차라는 소나타를 몰고 집 근처 케밥집으로 향했다. 내가 호스트의 집으로 간다는 사실이 못마땅한 듯 호텔을 잡아줄 테니 자라고 종용한다. 그리고 내일 본인과 함께 칸 도반에 가자고 얘기한다. 나도 사실은 잘 모르는 외곽지역에 불쑥 가는 것이 조금 불안했던 차라 고민 끝에 그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고 다행히 원래 호스트도 이해해줘서 근처에 호텔을 잡으러 갔다.

 정말 낡고 안 좋았지만 희한하게도 이란은 여행객이 많이 없어 그런지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다. 그러니까 중간은 없고 아주 비싼 것과 그저 그런 것 밖에 없다.

 짐을 풀고 그가 친구들을 보여준다며 어떤 공원 같은 곳으로 갔다. 20대 중반인 그 친구들은 다들 번쩍번쩍한 차를 끌고 와서 갱스터처럼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 호스트도 석유 관련 국영기업에 아버지가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친구들의 집안도 장난 아니었다. 항공사 사장 아들 제조업 공장 아들 등등 재력을 꽤나 과시하지만 순진하고 착해 보였다.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나를 보더니 돈이 많으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지 나라 욕을 한참 했고, 호스트가 영어를 죽기 살기로 배운 이유도 이민을 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절대 헬조선 아니고 정말 좋은 나라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여행하며 뼈저리게 느낀다.

 갑자기 배가 아파서 모양 빠지게 급히 인사를 나누고 호텔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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