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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Sep 03. 2019

S3#54 이란 안녕

19.06.28 (금) 다시 올게!

 미리 예약한 버스 티켓이 버스터미널에 출발하는 게 아니라서 조식도 먹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테헤란 터미널인가 하는 곳인데 꽤 가야 한다. 다행히 이란은 우버 같은 개념의 스냅이 잘 되어 있어서 이동하는 게 어렵지는 않다. 마지막 스냅이라고 하니 아쉽기까지 하다. 안녕 프라이드! 또 타러 올게.

 7시에 출발한다는 버스는 8시가 넘어서야 출발을 했고,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맞으며 떠날 밴을 기다렸다.

 가다 곳곳에서 스는데 어떤 식당에서 터키 돈으로 환전도 해주고 환율도 아주 괜찮았다. 혼자 감상에 젖어 이란의 이곳저곳을 찍고 있자니 기사님이 와서 같이 찍자 하신다. 터키분인지 이란 분인지는 헷갈린다.

 에어컨이 없다. 그래도 창문 열고 어찌어찌 달렸다. 아 이제 더워서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을 때 도착해서 다행이다. 출국장이 정말 개판이다. 아예 대놓고 이상한 보따리를 들고 저 울타리를 넘어 다니면서 도장 찍는 곳 옆에 숨어있는 어떤 꼬마가 계속해서 물건을 나른다. 알고 두는 건지 모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대놓고 밀수를 하는데, 방식이 그냥 정면돌파다. 한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친구가 걸려서 죽게 맞는데, 힘으로 버팅겨서 다시 뺏어오고 진짜 개판이었다. 이란 국민이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태국과 터키 두 곳이라 여행 가는 발길이 많다.

저 도장받는 곳 옆에 꼬마가 기어와서 물건을 받아간다. 그것도 이만한 보따리를

 그러다가 터키 입국장으로 들어서니 이 곳은 뭐 미래도시다. 육로로 국경을 넘다 보면 두 나라의 국력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단순히 출입국장의 규모로서도.

 사람은 꽤 빠르게 통과를 하는데, 차가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거진 2시간을 땅바닥에서 기다렸다. 엔간하면 화장실이나 그런 것도 있을법하지만, 터키로서는 약간 이란 사람들을 냉대하는 눈치다. 얄짤없고 불친절하기 짝이 없으며 비가 와서 처마 밑으로 피하기 시작하니 거칠게 사람들을 이곳저곳으로 몰아세운다. 다시 우리 밴을 찾아 탔다. 어떤 대가족이 나를 굉장히 챙겨줬다. 불쌍해 보였는지 계속 따라오라고 이곳저곳 데리고 다녀주셨다.

 다시 달리고 달려 도착하니 3~4시가 된다. 1시간 30분 차이가 있으니 거의 10시간은 걸린 것 같다. 반에 유명한 호스텔이 하나 있는데 반 백패커스 호스텔, 나름 괜찮다. 에어컨이 없어 정말 더운 여름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괜찮았다. 지난번 샀던 유심이 다행히 남아있어 얼른 탑업을 하기 위해 나갔다. 보통 붙어 있는 가격은 내국인 가격이고 외국인들은 가격이 다르다. 그래서 나도 눈탱 이인 줄 알았지만, 이곳 관광객이 없는 시골에서 사장님이 번역기로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서는 문명의 상징 버거킹을 흡입했다. 무슨 정신인지 그냥 1+1 행사하는 걸 시켜서 두 개를 먹었다.

 노상에 많이 낮은 테이블이 많이 깔려있고 차를 많이들 드신다.

호스텔에서 뒹굴며 짐 정리를 마치고 저녁이 돼서 카우치서핑 친구에게 소개받은 쇼핑몰로 향했다. 뭔가 쌈빡하고 근사한 걸 먹고 싶어서 찾아간 곳은 어떤 프랜차이즈 집인데, 근사하게 크림소스가 버무려진 것을 시켜서 흡입했다. 그곳에는 영화관도 있었고 마침 트래킹화 때문에 고민하던 내 눈에 아디다스 매장, 그것도 고어텍스가 되는 트렉스 시리즈가 있어서 한참을 고민했다. 문명세계에 들어온 것을 만끽하며 하루를 보냈다.

 진짜 경제제재가 뭔지, 이란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났다. 하물며 버거킹 하나만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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