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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Sep 29. 2019

S3#55 터키 반

19.06.29(토) 문명과 만나다

 아침은 대충 시리얼로 때웠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다는 강박에 점심시간이 여느 때보다 빨리 찾아온다.

 걷고 걸어 저렴한 케밥을 찾는다. 케밥의 나라로 알지만, 케밥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타코 같은 음식의 명칭이 아닐뿐더러 사실 맘에 드는 정도 양의 저렴한 케밥을 찾기가 어렵다. 꽤나 걸어서 찾은 곳에서 샌드위치 같은 것을 먹었다. 맛은 없다. 사실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가 먹고 싶었을 뿐이다.

 종일 호스텔에서 밀린 숙제를 했다.

 저녁에 돼서 이리저리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다. 흔히 터키음식이 맛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 생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이슬람 국가라 돼지고기가 없는 등의 제한이 많고, 사실 떠올려보면 알고 있는 터키음식은 케밥이 다인데 사람들이 터키가 음식이 맛있는 줄 안다. 그래서 저녁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맥도널드가 아닌 무언가를 먹고 싶어 찾은 곳은, 현지식을 하나씩 접시에 담아 골라서 계산하고 먹는 그런 식당이었다.

 밖에서 보니 고기가 많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빨간 양념의 순대 같은 것에 꽂혀버렸다. 매운 양념의 음식을 먹는 나라는 사실 많지 않아서, 빨간 양념은 토마토 베이스의 시큼한 양념일 경우가 더 많다. 그럴 경우 솔직히 입에 정말 안 맞는다. 아니나 다를까 매운 곱창을 생각하고 홀린 듯이 시킨 두 가지 음식은 정말 입에 맞지 않았다. 그래도 허기가 진 나머지 싹싹 긁어먹고 나왔다. 

 밤거리를 구경하는데, 반은 넓지 않다. 거기서 거기, 토요일 밤이라 곳곳에서 큰 노랫소리도 들리고 동부 이슬람은 엄격하다고 하지만 술집이 성행하고 있다. 제한적인 곳에서 이기는 하지만 나도 추천받은 맥주집으로 향했다. 2층에 바가 4개 정도 있는데, 소개받은 곳은 사람이 가득하고 시끄러웠다. 군중 속에 고독한 놈이 되고 싶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데, 첫 번째 가게에 사람이 없어 그곳으로 가서 앉았다. 팝콘도 주길래 열심히 까서 마셨다.

이 얼마 만에 먹는 맥주던가!이지만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는 못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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