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ddy Jul 07. 2020

S3#63 콘야에서 페티예로

19.07.07 (일) 저 이슬람 개종 안 해요

  아침 일찍 일어나 발코니에서 함께 아침을 먹었다. 터키도 치즈와 빵 등을 드신다. 참깨 빵이 진짜 맛있었고, 매 끼니마다 이 곳에서 드시는지 경치가 아주 멋지진 않아도 참 내 스타일의 집이었다. 아침을 먹고 에제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큰 마트에 가면 한국 라면이 있을까 싶어 먹을거리를 사러 갔다. 수동이지만 에제는 곧잘 운전을 했고, 나도 1종 면허가 있어 경험 삼아 운전을 했다. 함께 케이팝을 목놓아 부르며 대형 마트로 갔다.

 꽤나 큰 마트였고 방탄소년단이 나온 잡지도 있었는데, 다른 케이팝 가수도 있고 아무튼 대단한 한류다.

 한식을 찾을 순 없었고 사발면 스타일의 국수면을 하나 찾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에 페티예로 가는 버스를 타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저녁은 나가서 에제와 먹기로 했다. 부모님과 먹는 마지막 식사에 라면도 하나 끓여 함께 놓고 먹었다. 뮤지엄 패스를 덜렁 사고 나니 본전 생각이 나서 바삐 움직여야만 했다. 이란에서도 생각보다 오래 한 달가량을 머물다 보니 전체적으로 터키 일정이 타이트해졌다. 허리가 아픈 것 같아서 바닥에서 골반 교정 스트레칭을 했다.

백발이 너무 멋지게 잘어울리시는 에제의 아버지
밑에집에 살던 너무 잘생긴 꼬마아이, 너무너무 순했다
에제의 어머니와도 손하트 인사를 나누고

 에제의 아버지가 종교 얘기를 꺼내시며 나에게 전도를 시도하셨다. 이슬람 분들은 평생을 온 일생을 종교를 위해서 사는 것 같았다. 그런 면이 참 대단하다. 나도 나름의 주장이 있기 때문에 아주 약간의 논쟁이 오고 갔지만 다행히 둘 다 영어가 짧아 오래가지 못했다.

 유쾌히 인사를 나누고 집을 나선다. 밑에 집에 살던, 어제 카페 같이 갔던 남자아이와 어머니와도 인사를 나누고 나갔다. 에제가 준비한 어딘가로 간다. 노을을 보고 저녁을 먹고 놀기로 했다. 저녁 즈음됐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고 경치가 정말 좋았다.

 다행히 많이 비싸지 않아 그 경치 좋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시키고도 2만 원을 채 넘지 않는다. 피데와 고기를 시켰다. 뭔가 뜨겁고 매운 국이 없으니 항상 끼니때마다 배가 부르면서도 배가 부르지 않는 느낌이다.

 다 먹고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에제의 아프리카 출신 흑인 남자 친구가 당시에 있었는데 관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서 '나 때는 말이야..' 화법으로 열심히 연애 훈수를 했다. 다시 만날 일 없다고 아무렇게나 써도 되겠지 할 수도 있지만, 진짜 세상 좁은 게, 나도 에제를 블로그로 처음 봤었다. 그다음 날 길가다 에제를 만났고 블로그에 에제를 쓰신 분의 블로그를 당사자에게 보여주며 내용을 읽었으니, 나도 솔직한 내 감정을 이 블로그에 담고 싶으면서도 혹여나 당사자나 혹은 해당 국가에 대한 조롱 섞인 농담을 썼을 경우에 그분들이 보고 나빠질 기분을 고려하려고 노력한다.

 버스가 밤 10시 즈음 버스터미널로 에제가 나를 데려다줬고 나는 밤샘 버스를 타고 데니즐리, 페티예로 떠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S3#62카파도키아에서 콘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