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도 형태가 그려지는 국민볼펜

모나미 153 클래식 블랙&화이트

by Tedo
모나미 153 클래식 블랙&화이트

눈을 감고 볼펜을 그려보자. 떠오르는 볼펜은 뚜껑이 달린 빅 오렌지 파인 볼펜 아니면 모나미 153 볼펜일 것이다. 이름은 모를 수도 있다. 아마도 오렌지색 빅 볼펜 아니면 하얀색 모나미 볼펜 둘 중 하나를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나는 모나미 153이 떠올랐다. 153이라는 숫자는 창립자가 성경 구절에서 따온 것에 15원이라는 당시 출시가와 3번째 제품이라는 여러 의미를 갖고 있지만, 15원이던 시절을 모르는 나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글자다. 여전히 3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볼펜이다. 한 개를 사기보다는 한 통을 사서 쓰게 되고, 사서 쓰고 잃어버리는데 부담이 전혀 없는 볼펜이다.


내게 이 볼펜은 어머니의 볼펜이다. 젊은 나이에 부모님은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위치한 나라로 이민을 갔다. 어릴 적 나에게 대한민국은 흑백사진 앨범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부모님과 모르는 사람들이 살았던 상상 속 나라였다. 어머니는 스프링이 달린 싸구려 노트에 뭔가를 꾸준히 적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어머니께서 항상 사용하시던 이 하얀색 플라스틱 모나미 153으로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3자루를 아껴가며 사용하셨다. 지금은 자주 잃어버려도 아쉬움이 없는 그런 볼펜이지만, 당시 어머니에게 그 볼펜은 언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그리운 고국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오니 이 볼펜이 흔한 볼펜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았다. 조금만 사용하면 볼펜 똥이 손가락이나 하얀 본체에 쉽게 묻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는 제도 1000 샤프만을 썼던 것 같다. 잃어버리는데 아쉬움이 없었던 그 볼펜은 내 삶에서 그렇게 사라졌다.


볼펜에서 샤프로, 샤프에서 수성펜으로, 수성펜에서 만년필로 넘어가는 동안 볼펜은 은행 창구에서나 써본 것 같다. 2014년이 돼서야 내 삶에 모나미가 다시 들어섰다. 모나미 50주년 한정판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면서 다시 보게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근처 DDP 모나미 컨셉스토어에서 모나미 153 프리미엄 버전 하얀색과 검은색 두 개를 구매하고부터는 볼펜은 이 볼펜만 사용한다. 하얀색은 어머니의 그 시절을 상징하니 각인을 해서 선물해드렸다. 아직까지 어머니는 이 볼펜을 쓰시면서 좋아하신다. 하얀색은 무광이지만 차가운 스틸이 그대로 느껴지고, 검은색은 무광에 매트한 소재가 덧씌워져 있다. 매년 새로운 색깔이 나올 때마다 산다. 지금까지 검은색을 5개 샀는데, 각인을 해서 자주 사용하면 코팅이 벗겨진다. 검은색은 되도록 각인을 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쓰기도 하지만,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선물을 받아본 사람들의 반응도 모두 같다. 처음에는 고급진 케이스에 놀라고, 열고 나서는 잠시 멈칫한다. 모두 비슷한 추억이 깃든 볼펜이라 모양만 봐도 그 시절이 떠오르나 보다. 어색한 표정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며 집어 드는 순간 '이상하다?' 싶은 표정을 짓는다. 그때 나는 주머니 속에서 노트를 꺼내 거기에 적어보게 한다. 그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나는 만족감과 뿌듯함을 느끼며 이 볼펜에 대해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모나미 153 블랙&화이트는 국민볼펜인 하얀색 플라스틱 모나미 153을 메탈 소재로 고급화한 버전이다. 기존의 육각 형태의 간결하고 심플한 디자인은 그대로지만, 소재는 황동, 알루미늄, 고급심을 적용했다. 매트한 무광 블랙과, 무광 화이트 두 개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볼펜이 좋은 반응을 얻어 다양한 색상으로 계속 나오고 있다. 리필심은 부드러운 필기감의 고급 금속 심인 FX-4000로 국제 표준 규격을 따라 타사 제품과도 호환이 가능한데, 1.0mm와 0.7mm 두 가지 닙을 선택할 수 있다. 눈을 감고도 그 형태가 그려지는 이 국민볼펜을 꼭 한번 사용해보길 권한다.



모나미 153 블랙&화이트

가격: ₩20,000

크기: 0.89 x 14.64 cm

심: 0.7mm (1.0mm로 변경 가능)

색상: 블랙, 화이트



모나미 (Monami)

프랑스어로 ‘나의 친구’라는 의미를 가진 ’Mon Ami’를 붙여서 만든 모나미는 1960년 회화구류를 생산하는 광신화학공업을 시작해 반세기가 넘도록 필기구를 만들어 온 우리나라 대표 문구업체다. 1963년 출시한 ‘모나미 153’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국민 볼펜이 됐다. 현재는 판매가가 300원이다.


모나미 홈페이지 http://www.monami.com/

모나미 153 블랙&화이트 https://www.monamimall.com/w/product/productDetail.do?goodsNo=MG000000015

모나미 인스타그램 계정 https://www.instagram.com/monami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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