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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영 Dec 18. 2022

즐기면서 하는 운동이 효과도 좋다.

즐기면서 하는 운동이 효과도 좋다.      

“즐겨! 즐기면서 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얼핏 들으면 부모님의 이런 말이 응원이 되고 힘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아이는 표정이 어두울까요?     

저는 운동이 무서워요 

사랑아 사범님이랑 이야기좀 할까? 

체육관에 다니는 사랑이라는 아이와 어느 날 상담을 했습니다. 사랑이는 체육관에서는 활발히 뛰어노는데 부모님이 오면 경직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럴 때마다 사랑이 부모님은 사랑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꽤 애를 쓰셨어요. 

“사랑아, 즐기면서 해. 사랑이 표정이 왜 이렇게 어두워.”     

그러는데 문제가 뭘지 제가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죠. 

부모님이 사랑이에게 말은 즐기면서 하라고 하지만, 정작 사랑이가 운동을 잘하도록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사랑이에게 상담을 해보니 그러는 거예요.

“집에 가면 엄마가 왜 운동을 그것밖에 못하냐고 뭐라고 해요. 열심히 하면 성과가 더 좋아질 텐데 그러고...”

그 순간 저는 아차 싶었습니다. 사랑이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엄마 아빠 표징을 보면 긴장해서 운동을 못하는 거였어요. 어린 나이에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까요.      

즐기라고 말로만 그러는 건 아닐지 

부모는 아이에게 늘 즐기라고 말합니다. 정작 하지만 부모인 당사자는 즐기면서 아이를 바라보지 않는 거죠.

잔뜩 긴장하고 아이의 경기를 바라보면서 순위에 아쉬워하고 괜찮다고 다음에 잘하면 돼지 하지만 부모의 실망한 표정이라도 보이면 어떨까요?      

당연히 아이에게는 이것이 찌꺼기처럼 남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부모들이 정말 많아요. 정작 부모는 삶을 즐기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즐기라고 하는 경우죠. 이것은 어느 정도 우리 교육환경의 문제이기도 해요. 

우리 교육은 늘 평가하는 교육이죠. 아이들 각자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와 견주어서 비교하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서 농구에서 수행평가시험을 보면 골대에는 슛을 쏴서 몇 점을 넣었는지를 보고, 줄넘기는 1분간 몇 개를 했는지 평가하는 식이죠. 

아이가 처음보다 얼마나 늘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남보다 잘했는지를 평가하는 이것은 비단 운동 분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활동에 이런 평가 기준이 붙어요.      

아이들이 노력하게 하려면 어쩔 수 없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께선 이런 말씀을 합니다.

“그래도 평가 기준이 있으니 아이들이 노력을 하죠. 이런한 기준 조차 없으면 아주 학교가 엉망이 될 거예요.”     

물론 이는 맞는 말입니다. 우리 나라 교육과정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진국의 일부 프로그램이나 사례만 가져다가 사용하다 보니 이런 이상한 시스템이 되어 버린 거죠.      

한 마디로 아이들이 배우는 모든 활동은 시험을 위한 활동이 되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 사이에 수영 바람이 불었습니다. 지금은 보편적이지만 몇 년 전만해도 수영을 배우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부모들이 수영은 거의 필수처럼 여기죠.      

학교에서 생존수영과정이 생기고부터입니다.

생존수영 과정을 살펴보면 약 3주 과정인데요.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해요.

생존수영이기 때문에 영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물을 대하는 태도와 응급상황에서 필요한 대처 능력을 배우는 것에 주목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이 되자 지역마다 지자체센터 중심으로 운영되던 수영장이 어느새 동네마다 수영학원들이 생겼습니다. 

평가도 아니고 단지 아이들이 줄을 서서 수영할 줄 아는 아이, 수영을 못하는 아이로 구분하다 보니 잘하는 아이들은 줄지어 그 시간 자유롭게 수영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아예 배우지 않은 아이들은 한 시간 내내 물장구만 치다가 끝난다는 얘기가 있어요.      

이건 비단 수영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요즘은 줄넘기 학원도 있어요. 줄넘기 학원이라고 하면 이상하죠?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줄넘기학원을 말하면 “줄넘기를 돈 내고 배워?”하는 반응이었죠. 별걸 다 배우는구나 했지만, 지금은 줄넘기 전문학원이 생기고 유소년을 상대로 하는 생활체육지도사 과정에도 줄넘기가 있습니다.      

줄넘기 국가대표와 대학교에는 줄넘기학과가 신설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줄넘기학원의 시작도 학교 수행평가였습니다. 비교적 쉽고 정확하게 개인의 능력을 측정하기에는 줄넘기 만한 운동이 없습니다. 물론 줄넘기는 운동으로써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운동은 맞아요.      

하지만 어른들은 항상 본질을 놓칩니다. 평가를 위한 배움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은 운동을 싫어한다는 것을요.      

아이들이 가진 몸만큼은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매일 성장하는 자신의 몸에 감사할 수 있었으면 해요.      

우리 어른들이 만든 잣대로 아이들의 체육 시간이 의미없는 놀이시간이거나 평가위주의 스트레스의 장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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