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연습해도 한 두개 틀려오는 이 아이를 어떡하죠?
옆집 아이는 두세 번만 쓰고 가도 100점을 받아온다는데, 우리 아이는 몇 번을 연습해도 꼭 한두 개는 틀려온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시험지를 받아오는 날마다 “왜 이렇게 덜렁거릴까? 왜 꼭 하나씩 틀릴까?” 하는 마음에 속이 타들어간다. 저녁밥을 먹으며 받아쓰기, 잠자리에서도 받아쓰기. “이번에는 제발 틀리지 말자” 하고 당부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또 실수 투성이의 시험지다. 속상함과 불안은 점점 커지고, 결국 아이를 다그치며 짜증을 내게 된다.
많은 부모들은 받아쓰기를 단순히 ‘외웠느냐, 못 외웠느냐’의 문제로 본다. 그러나 받아쓰기는 아이에게 꽤 복잡한 과제다. 아이는 받아쓰기를 하면서 동시에 여러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 소리를 정확히 듣는 힘, 들은 소리를 머릿속에서 낱말로 바꾸는 힘, 이미 배운 맞춤법과 연결하는 언어 지식, 그리고 그것을 글씨로 옮기는 운동 능력까지 필요하다. 그러므로 받아쓰기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많이 써서 외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가 받아쓰기를 잘 못 한다면,
그렇다면 왜 아이마다 차이가 날까? 받아쓰기를 틀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아이는 ‘ㄱ’과 ‘ㅋ’, ‘ㅂ’과 ‘ㅍ’ 같은 발음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어떤 아이는 집중력이 길게 가지 못해 마지막 문장부호 하나를 빼먹거나 단어를 덜렁 빠뜨리기도 한다. 맞춤법 지식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아 규칙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자주 틀리는 아이도 있다. 성향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는 오래 고민하다 실수를 하고, 활발한 성격의 아이는 성급하게 쓰다 작은 실수를 한다.
나는 학부모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받아쓰기 실수는 단순한 암기 부족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 신호예요.” 그래서 먼저 틀린 문제를 기록해보라고 권한다. 문장부호인지, 받침인지, 띄어쓰기인지 유형을 모아보면 아이가 어디에서 자꾸 발을 헛디디는지 보이기 때문이다. 또 긴 문장을 계속 쓰게 하기보다 아이가 자주 틀리는 단어만 하루 5분, 10분씩 짧고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틀린 단어를 그림이나 색깔로 시각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공부해요’를 틀렸다면 책상 그림 옆에 써보게 하는 방식이다. 머릿속에 이미지와 함께 단어가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틀린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이번에 틀린 단어가 네 보물이야. 이걸 알았으니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거든.” 이렇게 말해주는 순간 아이의 표정은 한결 밝아진다.
틀린 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힘을 기르는 받아쓰기 시간
받아쓰기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틀린 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아이가 틀린 문제 속에는 어디서 멈칫하는지, 어떤 부분을 더 채워줘야 하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받아쓰기는 부족함을 드러내는 증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작은 신호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 다그치기보다 아이의 속도를 지켜봐주고, 배움의 길을 함께 걸어주는 부모가 되어준다면 아이의 받아쓰기는 어느새 달라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