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자신을 드러낼수록 친해진다

- 환자와 간병인이 함께 가야할 레이스

by 이미영

약 10년 전부터 나는 광역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전까지 국내는 물론 무려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를 하루가 멀다 않고 누비고 다 녔었다. 처음에는 원인을 몰라 많이 답답했었다. 우선 나 자신이 이런 사실을 인정하기 어 려웠다. 행여 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알게 될까봐 꽁꽁 숨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몇차례 병 원을 다녔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몇 년전 부터는 승용차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 는 것도 힘들어졌다. 불편했다. 이렇게는 살수 없었다. 작은 모임에서 내 상황을 털어 놓았 다. 자연스럽게 배려를 받을 수 있었다. 한달에 한번 가는 호스피스자원봉사 때 여럿이 스 타렉스를 탈 때 나는 항상 운전석 옆에 앉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창피했지만 지금은 오히 려 기회가 날 때마다 나의 어려움을 밝히는 편이다. 놀랍게도 나의 어려움을 드러냈을 때 오히려 상대방과 더 친밀해짐을 느꼈다. 내가 남과 다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특별하지 않 다. 우리 인간은 어차피 현실적으로 똑같은 상황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정하기보다는 수용하고 내어놓을 때 해결은 시작되기 마련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나도 이런데 하물며 노인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이 우울증, 불면증, 불 안초조, 일상생활동작의 수행 불가능, 파멸적 행동으로 고독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우 리 모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쇠퇴해가는 한계상황을 가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 다. 어려움이 있을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특히 호스피스 환자들을 목욕시키는 봉사를 할 때 비록 침상에 누워 의식도 없는 환자일 지라도 “인격적으로” 일일이 차례차례 상황을 알려드렸었다. 휠체어를 타고 보름이상 씻 지 못했던 환자에게 그들의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노력을 기울였을 때, 그분들의 입에 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곤 했었다. 몇 번이 될지모르는 환자들의 개운한 목욕을 위해 최선을 다해 그분들의 요구를 들어드리고, 존엄성과 자존감을 인정해 드렸었다. 이런 맥락에서 대 인관계의 갈등을 해소하여 고독을 해결하는 길은 자신의 더 많은 부분들을 타인에게 드러내 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표현을 진정하게 수용해주고 솔직하게 반응 해주는 ‘선창 경험’은 다른 노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친밀감 형성은 고독감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서경희, 2010) 반대로 동시에 항상 모든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한다. 흔히들 말하는 ‘천사컴플렉스’가 생각난다. ‘인정욕구’즉 내가 아닌 남의 반응에 휘둘 리며 끊임없이 칭찬을 받아야 자존감이 생기는 스타일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환자의 존엄과 자존감이 중요하듯이 간병인을 비롯해 간병하는 가족들도 인격적인 대우를 받아 마 땅하다. 양쪽 모두가 삶의 질을 만족을 유지하는 것이 짧지 않은 ‘간병의 레이스’를 그나 마 가볍게 걸어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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