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티티새의 대화록 - 상 -

SF 단편집 <다른 사람의 컵>을 쓰면서.

by 팀 티티새
밤하늘보다 수영장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정이 육체노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보사노바를 틀어놓고.
보사노바를 틀면 느긋해야 하잖아.
역설적으로 열심히 파는 거야.

- 제인




파인: 작품에 나오는 노래가 실제로 있는 노래야?

제인: 있는 노래야! 보사노바 곡들.


승혜: 음악을 듣기 위해 딱 한 곡만 사는 사람들도 있어?

제인: 있지만… 사실 이런 세계까지 와서 오로지 음악을 들을 목적으로 음악을 구매하는 사람은 적지 않을까?


파인: 그럼 플레이리스트 주식장의 상승과 하락은 진짜야, 조작이야?

제인: 지금과 똑같이 많은 경우에 권력의 통제나 여론 조작에 의해서 올라가고, 어떤 경우에는 진짜로 노래가 좋아서 올라가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 같아.

승혜: ‘떡상’하는 경우?

제인: 맞아, 있겠지.


승혜: 그러면 이 세계에서 음악가와 리스너는 어떤 존재들일까?

제인: 유행하는 음악을 만들 수도 있고, 순수하게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 다만 어떤 예술 분야가 돈벌이가 되면 체계화가 되잖아. 웹툰도 구매나 조회수에 따라 돈이 되기 시작하니까 작가들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회사가 생긴 것처럼, 음악도 그렇게 될 것 같아.

파인: (스포주의) 작품 속 웹소설 <황녀님은 웬만해선 가리지 않아>처럼?

제인: 응.


파인: 락은 죽었어?

제인: (웃음) 응, 아마도. 처음에 세계를 구상할 때 ‘노동요’에 대해서 생각했어. 빠른 템포로 일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악 말이야. 고효율 일처리를 도와주는 신나는 분위기의 음악.

파인: SAKE L처럼 유명한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베일에 가려진 사람이 이 세계의 권력자일 수도 있는 거야?

제인: 그럴지도 모르지.


파인: 밤하늘이 보이는 테마파크에 대해 말해줄래?

제인: 밤하늘의 이미지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 밤하늘을 보려는데 팝업창 때문에 가려지는 이미지. 이 테마파크는 놀이기구가 주가 아니라 정말 밤하늘을 자유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큰 거야. 어쨌든 사소한 것에도 구매가 요구되는 세계관이라 하다 못해 빨대로 음료를 마실 때에도 빨대 스트리밍 이용권을 구매하지 않으면 자꾸 막히는 거야, 빨대가.


밤하늘보다 수영장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정이 육체노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보사노바를 틀어놓고. 보사노바를 틀면 느긋해야 하잖아. 역설적으로 열심히 파는 거야.


승혜: 정과 마야의 젠더는 열려 있다고 느꼈는데 맞아?

제인: 일부러 그렇게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닌데 쓰다보니 열렸어. 마야는 이름 때문인지 여성의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TMI인데 하나 말해도 돼? 보사노바는 찬송가에 뿌리를 둔 음악 장르이고 마야는 불교 용어에서 따온 이름이야. 그래서 정과 마야는 애초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이인 거야. (웃음)


승혜: 결말에 관해,

파인: 죽은 거야?

제인:


(책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티티새는 다른 사람의 컵에 실릴 제인의 단편 <쉘 위 댄스, 보사노바>에 대해 이야기 중입니다.


작품에 대한 소개는, https://www.kartsfund.kr/load.asp?subPage=341.view&searchValue=&page=1&ing=&idx=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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