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시인선 125 / 시집 읽기 프로젝트 1
고통은 슬픔의 내리막길이 아닌
저항의 오르막길이 되어야 한다.
<꿈꾸는 우울> 中
친구들과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매일매일 글과 시를 쓰고 있는데, 한 달 정도 글쓰기를 지속하다 보니, 뭔가 시집을 읽을 때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와 시집을 집어 들었다. 전에 읽은 산문집도 마찬가지고.
솔직히 말하면 아직 잘 모르겠다. 시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시 한 편 한 편을 느껴야 하는지, 시집의 전체 메세지에 집중해야 하는지, 시집 전체 분위기에 내가 젖어들어야 하는지. 아직 감이 안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이해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시들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시 내용들이 왠지 모르게 좋게 다가왔다. 소설 읽기는 내용을 파악하고 작가의 메세지를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시 읽기는 그냥 느끼는 게 전부인 것 같다. 내가 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에 꽂히는 시들을 느끼고, 마음에 드는 시구들을 기록해두고, 내 마음과 비슷한 시들이 나오면 몰입하는 것. 아마도, 나는 앞으로 시집을 그렇게 읽어나갈 것 같다.
내 독서 지평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여태까지 손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시집을 자발적으로 꺼내든 게, 시를 온전히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다는 게, 내가 많이 성장했음을 뜻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내가 그만큼 감수성이 깊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시를 써 보니 시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것 같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표현함과 동시에 구조도 생각해야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았다. 물론 이런 메커니즘으로 시를 쓰는 게 나만의 방법이겠지만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겠지.
확실히 나는 앞으로도 쭉 시를 써 나갈 것 같다. 그때의 내 느낌을 보존하고 싶기도 하고, 어쩌면 일기보다 더 솔직한 글이 시일 수도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