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브뤼크네르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동적으로 숨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진짜로 산다는 것'은 가능성의 장을 끝까지 달려보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꺼이 밖으로 나가는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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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 우리의 삶은 누구도 반박할 것 없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전염병 앞에 우리는 그토록 자유로웠던 외출에 제한이 생겼고, 강제적 칩거를 경험하게 됐다. 그럼에도 삶은 흘러가기에, 적응력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볼 수 있는 인간이란 종은 집 안에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게 상황을 역전시키고야 말았다. 그렇게 우리는 밖으로 나갈 필요를 소거해나갔다.
그런 사실 아래에 저자는 말한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집으로 숨었던 우리는,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고.
저자는 인간의 외부적 활동이 줄어드는 것을 맹목적으로 비난하진 않지만, 여러 유명 고전 소설 등의 이야기와 석학들의 의견을 가져와 나름의 경고 아닌 경고를 한다. 또한, 인간이 활동 반경을 줄여가게 된 것은 분명 전염병이 창궐한 사회라는 거시적 국면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식으로 우린 변화돼 오고 있었다고 말한다. 전염병은 그 속도를 급격히 빠르게 만들었을 뿐이다.
나는 나가야 되는 필요성보다는, 우리가 나가는 것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 저하를 인식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본다. 왜냐, 현상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그 현상을 탈피하라고 이야기하면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고, 이런 공감의 부재는 결국 행동의 부재 내지는 찰나의 행동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는 팬데믹 속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막상 그 팬데믹 속 우리는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다. 이 말은 즉, 별도 급격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인식은 우리가 현재 급격한 변화 속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의 부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의 현재 상태에 대한 저자의 예리한 진단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은 아마 우리 인생의 밖에는 거칠거나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이란 문은 죄다 닫아 놓은 우리는 그 바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조금씩 그 문을 개방해 보자. 그리고 우리의 인생과 삶에 약간의 바람을 '다시' 더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