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맨슨 『신경끄기의 기술』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해주는 단순한 방법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중하지 않는 것 역시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집중하고, 집중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인식의 수반이 필수적이다. 일단, 내가 뭘 하고 싶은지,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나의 기분과 실제적으로 내 삶의 목표에 기여하는 바는 어떤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 끄기에는 그리 단순하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신경이 쓰이고 있던 것의 유해 혹은 무의미를 발견해 배제하는 행위는 상당한 수준의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에 신경 쓰지 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래 살려면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멀리해!'라는 이야기와 하등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어느 시기에 멀리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꽤 직설적이고 명료하게 '신경끄기의 기술'을 일갈하기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누구에게는 꽤 괜찮은 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에 대한 경험이 있고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여럿 해 본 사람이면 꽤 순탄하게 읽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아마, 자신의 주장을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의 현상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등 다소 과격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나쁘다고 보지는 않지만, 삶을 잘 가꾸는 것과 그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을 동시에 하고자 하는 나에게는 다소 폭력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여러 근거를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으나, 그 근거 자체가 여러 방면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사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위험한 주장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초심자에게 꽤 적절하면서도 중대하게 적절하지 않기도 하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공을 이룩하고,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게 된 저자에게는 자신의 방법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고 좋은 일이지만, 세상에는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수백만 가지의 기술이 있다. 종국에는 다들 비슷한 방향으로 좁혀지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에는 수만 가지의 길이 샛길이 있다.
자신만의 방법을 강요하고 주장하기보다는, 나에게 알맞은 방법이 있듯, 상대방에게도 그에 맞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채로 그 방법을 찾게 도와줘야 한다. 책이라는 일대다의 관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어려움이 있겠지만, 저자와 같은 의도를 갖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그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길을 걸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길을 찾고,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라고.
이 책은 전체적인 구조 아래에서 보기보다는, 각 챕터별로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보고, 알맞은 것만을 추려가길 바란다. 책 전체를 있는 그대로 당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내 삶이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