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기 힘든 것들을 전할 수 있다
"You are the target that I am aiming at."
지난 일주일 간 내 머릿속을 계속 떠돈 문장이다. "너는 내가 겨냥하고 있는 목표야." Coldplay의 A Message 라는 사랑노래의 클라이막스에 끼어있는 이 문장은, 그 자체가 가진 느낌으로는 참 뜬금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기에는 너무나 포장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강하달까.
너는 내가 겨냥하고 있는 표적이야,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아마 말을 끝내자 마자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표정은 복잡미묘하게 되겠지. 그리고 그 말을 한 나는 - 별로 그런 감각이 없어서 오글거리는 말을 잘 하는 편임에도 - , 아마 엄청나게 도망치고 싶어질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상 생활에서는 쓰기 힘든 문장인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합주를 준비해갈 때, 그리고 부르기 직전에 종종 이런 부류의 오그라듬을 느낀 적이 있다. 가사 소름돋아, 이걸 어떻게 입 밖으로 내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가사가 꽤 많았었다. 하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가사가 노래라는 지면을 타고 흐르면, 놀랍게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반감은 상당 부분 걸러지고, 가사가 가진 느낌, 속성, 아름다움만이 전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My song is love
내 노래는 사랑이야
Love to the loveless shown
사랑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향한 사랑
And it goes on
그리고 이건 계속돼
You don't have to be alone
넌 혼자일 필요가 없어
Your heavy heart
너의 무거운 심장은
Is made of stone
돌로 만들어졌어
And it's so hard to see you clearly
그걸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아
You don't have to be on your own
넌 혼자일 필요가 없어
You don't have to be on your own
넌 혼자일 필요가 없어
And I'm not gonna take it back
난 번복하지 않을거야
And I'm not gonna say, "I don't mean that"
난 "그런 뜻은 아니었어."라고 말하지 않을거야
You're the target that I'm aiming at
넌 내가 겨누고 있는 표적이야
Got to get that message home
이 메세지를 네게 전해야 해
A Message라는 노래를 서른번 정도 넘게 들은 지금, 여전히 "You are the target that I am aiming at."이라는 가사는 사랑 노래의 가사로는 약간 생소하다, 너무 날 것의 문장이다라는 느낌은 남아있다. 하지만, 꽤나 러프한 이 문장이 다른 세련된 문장들이 갖지 못한 진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서툰 표현이지만 그래서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그 점이 꽤 낭만적으로 다가온다는 것, 그런 것들을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