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요새는 누군가를 생각하느라 하루를 써 버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적이 꽤 있었기 때문에 그런 하루가 어떤 느낌인지는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훅 빠져버리는 성격과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붙들고 있는 기억력은 환상의 조합을 이뤄내어, 나로 하여금 누군가의 일거수 일투족을 전부 따라가느라 하루가 모자라게 하는 경험을 종종 선사하곤 했다.
가령 힘들다고 했던 영어 작문 과제 이야기나, 꼭 새벽녘에 들어와 잠을 깨우기 때문에 짜증난다고 했던 룸메이트의 이야기, 머리에 뚜껑이 생겨서 염색을 해야 하는데 어떤 색으로 해야 할 지, 그런 것들을 모조리 기억했다가, 수 없이 그 애의 입장에서 작문을 해 본다거나, 룸메이트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줘야 할지 고민한다거나, 남자의 입장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코토리베이지와 애쉬베이지와 스모키애쉬베이지의 색의 차이를 캐치해내서 그 애에게는 어떤 색이 어울릴지 상상한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느라 시간의 목줄을 놓치게 되고, 결국 시간은 나를 까마득히 앞질러 달려 나가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슴 한 켠에는,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만큼, 네가 나를 생각해 줬으면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던 것 같다.
In the morning when you wake up
아침에 네가 일어났을 때
I like to believe you are thinking of me
네가 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And when the sun comes through your window
그리고 해가 너의 창을 지나 비칠 때
I like to believe you've been dreaming of me
네가 내 꿈을 꾸고 있다고 믿고 싶어
I know
난 알아
'Cause I'd spend half this morning
난 이 아침의 절반을
Thinking about the tee shirt you sleep in
네가 어떤 티셔츠를 입고 잤을지에 대해 생각하느라 써 버리니까
I should know
내가 알아야 하는데
'Cause I'd spend all the whole day
왜냐면 난 온 하루를
Listening to your message I'm keeping
네가 내게 보내준 메세지를 듣는데 써 버릴 테니까
And never deleting
절대 지우지 않고 말야